광부였던 아버지는 세상의 불만을 술로 풀었고 어머니와 자주 다투었다. 그 모습이 너무 싫어 나는 한밤중에도 이웃집이나 친구 집에 가거나 밖에 돌아다녔다. 그러다 친구의 전도로 교회에 갔는데, 온 가족이 함께 예배드리는 친구들이 너무 부러워 꼭 믿음 좋은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어느 날 내 결혼조건에 딱 맞는 청년이 프로포즈를 했다. 장로님과 권사님의 믿음의 가정에 학생부 회장으로 적극적이고 신앙도 좋은 일명 교회 오빠였다. 결혼하고 남편 직장을 따라 춘천으로 이사해 교회 장로님댁 2층에서 신혼살림을 차렸다. 그런데 한 집에 살다보니 식사도 함께하며 둘이 있는 시간보다 장로님 식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게다가 경제적으로 힘든데 음악회에 즐겨 다니는 등 비현실적인 남편의 모습에 더욱 화가 났다. 기간제교사였던 남편은 임용고사에 떨어지고 교사의 길을 접고 다른 직장을 잡았다. 그리고 공동체와 함께하겠다며 교회 버스 운행과 찬양팀으로 섬기기 시작했다. 내 꿈은 사라지고 신앙도 한계에 부딪히며 열등감은 커지고 남편에 대한 원망은 판단과 정죄로 이어졌다.
그러다 작은교회 예배에서 ‘너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아니하고 너희에게로 오리라’는 말씀이 귀에 딱 들렸다. ‘하나님이 진짜 살아계실까? 예수님은 누구신가?’라는 고민을 해본 적도 없고,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는 것을 당연히 믿고 있었는데 내가 예수님과 아무 상관없이 살아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정말 예수님이 부활하셨는가’라는 질문 앞에 아무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눈물로 기도하는데 고린도전서 15장의 ‘성경대로’란 말이 내 눈에 들어왔다. ‘성경대로 죽으시고 성경대로 살아나신 분? 성경대로?’ 그렇다면 구약의 예언이 이뤄진 것이고 베들레헴에 사셨던 예수님이 바로 이사야 9장에 예언됐던 전능하신 하나님의 아들임을 알게 됐다. 그때 비로소 예수님이 살아나셨다는 사실을 목숨 걸고 전했던 사도행전의 제자들의 변화된 삶을 정확히 알게 됐다.
‘아, 부활은 진짜였구나! 예수님이 정말 살아나셨구나!’ 내 눈이 활짝 열리며 베드로의 외침이 내 마음에 계속 울렸다.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예수를…. 결국은 내가 예수를 죽인 것이구나.’ 그동안 나를 포장하며 내가 주인 돼 남편을 판단하며 예수님을 믿지 않았던 죄가 선명히 보이니 ‘어찌할꼬!’ 회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고백했다.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이 부어지니 하늘나라에 대한 소망이 마음에 가득 채워졌다. 그러자 처음으로 20년 넘게 일찍 일어나 교회 버스를 운행하고 찬양 인도자로 섬기는 남편이 너무 소중하고 자랑스러웠다. 친정어머니와 막내 동생도 예수님을 영접하고 내가 꿈꾸어왔던 온 가족이 함께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술로 인생을 허비했던 아버지도 예수님을 영접하고 하늘나라로 가셨다.
지금 나는 공동체의 지체가 운영하는 약국에서 일하고 있다. 약국의 직원들은 모두 공동체 지체들이다. 서로를 위해 기도해주고 전도도 하며 천국의 삶을 누리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 나를 내세우고 싶은 욕심으로 가득찼던 나를 부르셔서 공동체를 누릴 수 있는 축복의 삶을 허락하심에 너무 감사할 뿐이다. 나는 물질적으로 풍성하면 행복한 가정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참된 행복과 진정한 만족은 가정의 주인이 예수님일 때만 누릴 수 있는 것을 깨달았다. 영원한 것을 향해 달려가도록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박숙례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