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이어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올해 -2.1%의 역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세계 경제성장률이 당초보다 대폭 하향된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같은 국가에는 치명타나 마찬가지다. 국내에서 지속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충격파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반등이 예상되지만 올해 하반기에 2차 대유행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변수로 남는다.
IMF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지난 4월 내놓은 전망치(-1.2%)보다 0.9% 포인트 하락한 -2.1%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24일 밝혔다. IMF는 매년 4월과 10월 두 차례 세계 각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이번처럼 중간에 내놓는 수정 전망치의 경우 미국 등 주요국들만 포함하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한국도 포함했다.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사태를 고려해 한국 등 30개국의 수정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추가로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불과 두 달 사이 한국 경제성장률이 0.9% 포인트나 하락한 이유로는 세계 경제성장률 하락이 첫 손에 꼽힌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4월 발표한 전망치(-3.0%)보다 1.9% 포인트 낮춘 -4.9%로 수정했다. 세계 경제성장률은 각국의 교역량을 기초로 해 계산한다. 코로나19 여파로 교역량이 줄어들 거라는 전망이 반영된 것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수출과 수입을 포함한 대외 의존도가 79.4%나 되는 한국 경제의 특성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국내 상황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소비가 반짝 상승했지만 예전 수준의 소비 회복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IMF는 각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상승세로 돌아설 거라는 전망은 그대로 유지했다. 한국의 경우 내년 경제성장률이 3.0%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의 예상대로라면 내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864조4343억원으로 회복된다. 지난해 실질 GDP(1848조9585억원)보다 소폭이나마 상승한 수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주요국 중 실질 GDP가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될 거라는 전망은 한국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변수는 수정 전망치에서는 다루지 않은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 여부다. IMF는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실직 장기화, 금융여건 악화 등 위협이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