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사진)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9일간의 ‘사찰 잠행’을 마치고 서울에 올라온 뒤 치열한 대여 투쟁을 예고했다. 3차 추가경정예산안 송곳 심사와 함께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의 기부금 유용 의혹, ‘굴욕적’ 대북 외교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당은 추경 통과의 마지노선을 6월 임시국회가 종료되는 다음 달 3일까지로 정하고 통합당의 협조를 재촉했다.
주 원내대표는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내일(25일) 국회로 돌아가려고 한다. 원내대표로의 복귀 여부는 의원총회에서 의원님들의 뜻을 물어 정하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저는 문재인 정권의 폭정, 집권 여당의 폭거에 맞서 싸우겠다. 나라를 파탄으로 몰아가는 이 정권의 실정을 국민 여러분께 그 민낯까지 낱낱이 알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여당 주도의 상임위원장 선출이 있던 지난 15일 본회의 이후 원내대표직 사의를 밝히고 사찰 칩거에 들어갔다.
그는 “말이 좋아 원 구성 협상이었지 거대 여당의 횡포와 억지에 불과했다. 여당이 숫자로 거칠게 밀어붙이는데 103석의 야당으로서는 막을 방법이 없었다”며 “이제 국민은 안중에 없는 거대 여당의 폭주에 따른 국정 파탄 책임도 전적으로 여당이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원 구성 협상에 응하기보다 상임위에 복귀해 추경안 심사와 외교·안보 위기를 짚고, 여당의 ‘검찰 때리기’와 윤 의원의 기부금 의혹 등 현안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주 원내대표가 복귀하면서 원 구성 논의가 재개되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나왔지만 여야는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와 조속한 추경 처리를 간곡하게 부탁드렸다”고 했다.
배석한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원 구성 협상에 있어서 민주당이 전에 비해 달라진 대안이나 추가로 준비된 것은 없었다”며 “일방적인 통보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야 원 구성 협상은 주 원내대표에게 일임한 상태다. 주 원내대표가 복귀하는 대로 김 원내대표와 알아서 논의해 결정하면 될 일”이라는 김 위원장의 입장을 전했다.
민주당은 26일까지는 반드시 원 구성을 마무리하고 추경안 심사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해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을 만큼 참았다”며 “통합당의 행동과 관계 없이 이번 주 내에 국회를 정상화하고 3차 추경안과 현안 처리에 나서겠다”고 했다.
이날 국회를 찾아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 원내대표를 만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에서 3차 추경안 심사 착수가 안 돼 굉장히 안타깝고 속이 타들어간다”며 “내달 예산을 집행할 수 있도록 다음 주 말까지는 꼭 통과시켜야 한다. 전례 없이 신속하게 심사해 주면 최대한 경제 위기에 긴요하게 실탄으로 쓰겠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조만간 주 원내대표도 만나 추경 처리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심희정 김용현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