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여파 등으로 올해 1분기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처음으로 2배를 넘겼다.
한국은행이 24일 공개한 ‘2020년 상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63.1%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7년 1분기 이래 가장 높았다. 지난해 4분기보다 0.8% 포인트, 지난해 1분기보다는 4.5% 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 비율이 커지는 건 소득이 대출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탓이다. 올해 1분기 가계부채가 1611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4.6% 늘어난 데 비해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1.8%에 그쳤다.
지난해 3분기 3.9%까지 낮아졌던 전년 동기 대비 가계부채 증가율은 그해 4분기(4.1%) 이후 다시 커지는 모습이다. 2018년 2분기 4.8%였던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빠르게 하락, 지난해 4분기(1.9%) 1%대로 떨어졌다. 올 들어서는 코로나19가 ‘소득 개선세 약화, 가계대출 증가세 확대’를 자극하는 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1분기 812조3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858조2000억원으로 5.7% 늘며 증가폭이 커졌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3%대 증가세를 지속했다.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47.7%로 1년 전보다 0.5% 포인트 상승했다.
1분기 명목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전년 동기보다 12.3% 커진 201.1%를 기록했다. 이 비율이 200%를 넘긴 건 처음이다. 명목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과 기업신용 비율이 각각 96.8%, 104.3%로 1.6% 포인트, 2.5% 포인트 커졌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