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내 문제를 남에게만 의지하다 주님과 함께하니 모든 일에 자신

입력 2020-06-29 00:01

중학교 때 공부와 말을 아주 잘하는 어른스러운 단짝이 있었다. 내게 문제가 생기면 대안1, 대안2 하며 논리정연하게 정확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었는데 그 친구가 갑자기 미국으로 떠났다. 의지할 사람이 없어 캄캄했지만 나름 열심히 노력해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교사로 발령을 받았다. 입학식에서 졸업식까지 모든 운영을 혼자 책임지고 감당하기가 너무 벅찼다. 나는 수시로 미국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고, 할 말과 대답을 항상 적어서 외우고 죄인처럼 들어가 겨우 윗분들의 결재를 받았다. 이런 긴장은 결국 두통에 복통까지 불러왔다.

이런 성격 때문에 신랑감은 외모도, 돈도, 직장도 아닌 내 문제를 알아서 해결해주는 사람이어야 했다. 그러다 조리 있게 말을 잘하는 사람을 만나 1년 연애 끝에 결혼하고 모든 문제를 남편에게 의지했다. 처음에는 잘 도와주던 남편이 도무지 달라지지 않는 내게 조금씩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어느 날 업무와 관련해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전화를 했는데 ‘뭐 아직도 그런 걸 갖고 전화를 해?’ 하며 어이없어 하는데 모든 것을 잃은 것처럼 속상했다. 나도 알아서 하고 싶었지만 도무지 해결되지 않아 남편과 같이 한마음교회에 갔다.

교회에서는 나도 잘 아는 예수님의 부활말씀이 선포됐다. 말씀을 들어도 아무것도 풀리지 않고 계속 사람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도저히 해결할 수도 없고 죽고 싶을 만큼 힘든 일이 터졌다. 남편마저 내 마음을 몰라주니 원망은 하나님께 향했다.

그때 내게 복음을 전해준 선생님이 ‘사람을 의지하지 말고 하나님과 독대하라’고 하셨는데 하나님 말씀으로 들렸다. 목사님께서 ‘이 세상 신이 믿지 아니하는 자들의 마음을 혼미케 한다’는 고린도후서 4장 말씀을 하실 때 내가 혼미해 복음의 광채인 예수님을 정확히 알지 못했음을 정확히 알게 됐다.

‘아! 이분이 나를 살리려고 오셨구나. 예수님이 진짜 부활하셨구나. 부활의 증거까지 주셨는데 내가 믿지 않았구나.’ 예수님의 부활이 내게 실제가 되는 역사가 일어나며 마음에서 탄성이 터졌다. 부활하신 예수님 앞에 서니 예수님을 믿지 않았던 악한 중심이 보였다. 그동안 나는 예수님을 외면하고 문제를 해결해줄 사람만 찾았다. ‘하나님 그동안 제가 예수님을 믿지 않았습니다. 이 죄를 용서해 주세요. 예수님을 제 마음에 주인으로 모시겠습니다.’ 그렇게 내가 주인 된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영접했다.

예수님은 내 생명, 물질, 삶, 모든 것의 주인이셨다. 당장 삶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도 내 기도에 NO라고 해도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해 주실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 물론 더 이상 어떻게 할까 염려하지도, 도와줄 사람을 찾아다니지도 않는다. 유치원 교실을 증축할 때 교재교구 선정, 장판, 벽지의 색깔, 창문 썬팅, 가전제품 등 모든 결정도 혼자서 자신 있게 했다. 어느 날 미국에 간 친구가 무슨 일이 있느냐며 전화했다. 오랫 만에 통화한 친구에게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했더니 ‘야. 너 정말 예수님 믿고 많이 변했구나’ 하며 놀라워했다. 같이 근무하는 동료도 너무 담대히 복음을 전하니까 나중에는 오히려 나를 의지하기 시작했다.

이제 나는 도움을 줄 누군가를 찾는 게 아니라 내 안에 보배이신 예수님을 붙든다. 예수님이 나와 함께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인지할 때마다 새 힘이 생긴다. 늘 누군가의 도움을 구하며 살던 나에게 참된 주인으로 찾아오셔서 최고의 삶을 살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윤혜정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