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7월 하순 개막을 확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4개월을 연기한 MLB는 유례없는 팀당 60경기 체제의 ‘미니 시즌’으로 펼쳐진다. 기대를 모았던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사상 첫 맞대결은 정규리그에서 불발될 가능성이 크다.
MLB 사무국 수장인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24일(한국시간) “2020시즌의 개막이 다가온다는 소식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 정규리그를 다음달 24일, 혹은 25일에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미국은 대만(4월 12일)·한국(5월 5일)·일본(6월 19일)에 이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연기된 프로야구를 세계에서 4번째로 시작하는 국가가 됐다. 수익 분할에 대한 사무국·구단·선수 간 이견으로 지난 3월 27일로 지정했던 개막일이 4개월이나 미뤄졌다.
MLB 사무국과 30개 구단은 지난 23일 정규리그 일정을 팀당 60경기로 축소하고, 이 경기 수에 비례한 연봉 100%를 선수에게 지급하는 방안을 선수노조에 제시했다. 하지만 선수노조 표결에 붙은 이 방안은 투표자 38명 중 33명의 반대에 부딪혀 거부됐다. 이에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직권으로 ‘개막 강행’을 결정했다.
2020시즌 개막 무산 가능성까지 제기된 극단적 상황에서 선수노조는 이날 사무국과 30개 구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선수노조는 이날 트위터에 “남은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는 짧은 입장만을 밝혔다.
MLB 30개 구단은 7월 2일부터 훈련을 시작할 계획이다. 지난 3월 코로나19 유행으로 중단된 스프링캠프와 유사한 형태의 훈련이다. 이로부터 2주 뒤인 같은 달 24~25일 중 개막일이 확정되면, 각 팀은 정규리그를 60경기씩 소화하게 된다.
MLB는 아메리칸리그 출범으로 양대 리그 체제를 시작한 1901년부터 정규리그를 팀당 100경기 밑으로 편성한 적이 없다. 그 이후 가장 적은 경기 수로 치러진 시즌은 선수노조의 파업이 있었던 1981년이다. 당시에도 각 팀은 106경기씩을 소화했다.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팀당 두 자릿수 경기를 소화하는 시즌이 됐다.
MLB 사무국은 아직 올 시즌 정규리그 일정을 확정하지 않았다. 경기 편성 방식의 가닥만 잡았다. 내셔널·아메리칸으로 분할한 양대 리그를 통합하고 동부·중부·서부의 3개로 나눈 지구 안에서만 경기하는 식이다. 근거리 팀 간 경기로 코로나19를 억제할 목적이다.
MLB 네트워크 라디오방송의 야구 전문기자 존 헤이만은 SNS에서 “40경기를 같은 리그의 같은 지구 팀끼리, 나머지 20경기를 같은 지구의 인터리그로 소화하는 계획이 언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방안대로면 류현진의 토론토는 소속 지구인 아메리칸리그 동부 4개 팀은 물론, 내셔널리그 동부 5개 팀과 대결하게 된다. 한국프로야구에서 단 한 번도 성사되지 않았던 류현진과 김광현의 맞대결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도 무산될 수밖에 없다.
김광현을 올해 영입한 세인트루이스는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소속이다. 다만 토론토와 세인트루이스가 나란히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면 류현진과 김광현의 맞대결을 기대할 수 있다. 추신수(38)의 소속팀인 텍사스 레인저스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팀으로, 토론토·세인트루이스를 만날 일이 없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