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 것대산, 어둠 속 별처럼 반짝이는 형형색색 불빛 신세계

입력 2020-06-24 20:01 수정 2020-06-24 21:31
충북 청주의 새로운 야경 명소인 것대산 활공장을 찾은 젊은 연인이 해 질 무렵 하나둘 들어오는 불빛이 빚어내는 화려한 야경을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고 있다. 땀 흘리지 않고 올라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해가 넘어간 직후부터 깊은 어둠이 내려앉기 전까지 도시는 시시각각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일몰의 빛이 남아 있는 가운데 도심에 하나둘 불빛이 들어오면 도시는 화려한 야경을 자랑한다. 형형색색 불빛이 어울려 ‘신세계’의 멋진 장관을 연출한다.

충북 청주의 야경 명소로 수암골이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에게 떠오르는 새로운 야경 포인트는 것대산 활공장이다. 청주시 대부분과 오창의 야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것대산은 청주시 상당구 산성동과 낭성면의 경계를 이루는 해발 484m의 산으로 ‘거질대산’ ‘상령산’이라고도 한다. 정상에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있다. 이곳에 서면 앞이 확 트인다. 바로 앞 오른쪽으로 우암산이 눈에 들어오고, 정면에는 산성터널로 이어지는 도로가 보인다. 야경이 펼쳐지기 전 일몰 풍광도 일품이다. 석양의 붉은 빛이 멀리 미호천을 아름답게 물들인다. 저녁 노을이 물러가고 어둠이 찾아들면 청주시의 불빛이 밤하늘 별처럼 반짝인다. 밤이 깊어갈수록 불빛은 더 화려하게 빛을 발한다. 연인이나 가족 등이 이를 배경으로 사진찍기에 열중이다. 더운 여름날 땀흘리지 않고 올라가 멋진 풍경에 시원한 바람을 덤으로 얻을 수 있는 곳이다.

아궁이 5개에 연통을 단 것대산 봉수대.

활공장 바로 아래에는 봉수대가 있다. 조선 시대 전국 5개 봉수노선 중 경남 남해에서 서울 남산에 이르는 두 번째 노선의 경유지이다. 남쪽으로는 문의 소이산 봉수에서 신호를 받아 북쪽으로 진천 소을산 봉수에 연결된다.

것대산 봉수의 설치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봉수제도가 완비된 고려시대로 추정되고 있다. 봉수제도가 1894년 폐지되면서 방치되다가 2009년에 복원됐다고 한다. 아궁이 5개에 연통을 단 모습이다. 봉수터는 동서로 긴 타원형이고, 둘레에 방호벽을 둘렀던 흔적이 남아 있다.

상당산성 공남문 문루와 길게 이어진 성곽.

것대산에서 상당산성이 가깝다. 해발 419m 상당산 정상부에 자리한다. 백제 때 토성으로 지어졌던 것을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뒤 조선 후기에 견고한 석성으로 변모했다. 성곽 둘레는 무려 4.2㎞에 이른다. 성벽의 높이도 4~5m가량 된다. 산성의 남문인 공남문으로 들어가 문루에 오르면 넓은 잔디광장과 낭성면 방향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구불구불 성곽을 따라 오르내리며 이어지는 길은 걷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청주에 2018년 12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이 개관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첫 국립현대미술관이다. 청주관의 특징은 다른 국립현대미술관과 다른 국내 최초의 수장형 미술관이란 점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1300여 점과 미술은행 소장품 600점을 수장하고, 2020년까지 5100점을 수장할 계획이다.

연초제조창을 리모델링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청주관은 옛 청주 연초제조창의 변신이다. 기둥과 벽 등의 골격을 유지하며 수장형 미술관에 맞게 리모델링했다. 1층과 3층의 개방 수장고, 1~3층의 보이는 수장고 등이 독특하다.1층을 둘러본 뒤에는 5층으로 이동해서 내려오며 감상한다. 5층은 기획 전시실이다. 4층은 특별 수장고다.

청원구 내수읍에 조선시대 행궁을 재현한 초정행궁이 오는 26일 부분 개장한다. 행궁은 세종대왕이 1444년 약수로 유명한 내수읍 초정리를 눈병 치료차 방문해 123일간 머물렀던 곳이다. 3만7651㎡ 부지에 35채의 옛 건물들로 구성됐다.

여행메모

서문시장에 전국 유일 삼겹살 특화거리
초정행궁 숙박동에서 한옥생활 체험

경부고속도로나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해 청주나들목에서 36번 국도를 타고 시청을 지나면 상당산성 가는 길이다. 상당산성으로 가다 보면 산성터널을 지나 낭성과 상당산성으로 갈라지는 곳에서 것대산을 가리키는 표지판을 만날 수 있다. 것대산 봉수대까지는 차량으로 쉽게 올라갈 수 있다. 포장과 비포장이 섞여 있고, 아주 급한 경사는 없다. 봉수대에는 차량 주차가 가능한 공터와 간이 화장실이 마련돼 있다. 봉수대에서 정상인 활공장까지는 3분 정도만 걸으면 된다.

청주 서문시장에는 전국 유일 삼겹살 특화거리가 있다. 삼겹살을 연탄불 석쇠 위에 얹어 구워 먹는다. 상당산성 안 한옥마을에서 별미인 두부요리를 맛볼 수 있다.

초정행궁 전체시설 개방 일정은 미정이다. 행궁 숙박동에서 한옥생활을 체험할 수 있다. 6개 동 12실이 마련됐다. 1실당 4명에서 6명 정도 이용할 수 있다.



청주=글·사진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