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e스포츠 역사의 변곡점이 될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프랜차이즈 도입을 위한 본격적인 심사가 곧 시작된다. 체계화와 전문화, 안정적인 투자를 골자로 한 프랜차이즈 도입의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는 ‘해외 시장 마케팅’이 될 전망이다.
프랜차이즈 태스크포스(TF)를 이끌고 있는 이정훈 운영팀장은 22일 국민일보와 만나 “국내외 시장을 두루 살폈을 때 자신감이 충분히 서 프랜차이즈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LCK는 해외 뷰어십에 가장 강한 경쟁력을 갖춘 리그”라면서 “리그 사업을 글로벌형으로 보고 있다. 팀들도 사업을 글로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25일 라이엇 게임즈는 21개 팀이 프랜차이즈 지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랜차이즈 최대 화두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다. 건전한 리그 생태계를 조성하려면 재투자 가능한 충분한 자본이 순환되어야 하는데, 국내 내수시장은 중국·북미 등에 비해 턱없이 협소하다. 이 때문에 라이엇 게임즈는 글로벌 마케팅에 무게를 실은 사업 전략을 고심 중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사업팀은 해외 마케팅 대행사 선정을 한창 진행 중이다. 해외 마케팅을 담당할 대행사를 고르는 작업이다. 현재 약 4개 업체가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프로골프, 글로벌 기업 등의 스폰서 유치 경력이 있는 곳들이 포진해있다.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번 LCK 프랜차이즈 도입에서 수익 창출을 비관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면서 “글로벌 쪽에서 제대로 승부를 봐서 숨통이 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외 시장 공략은 리그와 팀이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다. 리그 차원에서는 스폰서를 유치하고, 해외 여러 플랫폼에 중계권을 수출할 수 있다. 팀 차원에서도 유니폼 등에 기업 로고를 새겨넣는 방식으로 글로벌 스폰서를 유치할 수 있다. 선수들의 개인 방송을 해외에 송출하는 스트리밍 계약은 e스포츠만이 가진 독창적인 수입 수단이다.
이 팀장은 “팀들의 걱정을 잘 안다. 하지만 팀들에 안내한 리그 성장치나 수익은 상당히 보수적으로 잡은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공개하지 않은 사업이 준비 단계에 있다면서 “참가팀들에게 ‘프랜차이즈에 선정되면 바로 흑자 전환해서 편하게 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지 않다. 자생 가능한 독창적인 사업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 19일 프랜차이즈 지원서 접수를 마감했다. 이제는 참가팀 선정을 위한 본격적인 심사 절차를 두 달간 밟는다. 프랜차이즈에 합류하는 팀은 오는 9월 중 공개될 예정이다.
LCK 프랜차이즈 도입은 시대의 흐름이다. LoL 프랜차이즈를 먼저 도입한 중국(LPL), 유럽(LEC) 등이 국제대회에서 한국을 앞지르는 현상이 몇 년간 반복되며 한국도 보다 경쟁력 있는 리그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한국은 e스포츠가 태동한 종주국이지만 시장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여지껏 프랜차이즈 도입이 미뤄졌다. 결국 2년 가까이 프랜차이즈를 고심해온 라이엇 게임즈는 승강제 폐지, 2군 리그 신설, 선수 최저연봉 6000만원 등을 골자로 한 프랜차이즈 계획을 지난 4월 공식화했다. 이 팀장은 “게임의 마케팅 수단이 아닌, 독립적인 스포츠가 되는 마일스톤(이정표)이 바로 e스포츠 프랜차이즈다. e스포츠를 스포츠 산업으로 발전시킨다는 게 우리들의 사명이다”고 강조했다.
이다니엘 윤민섭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