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등록 한 달… 이낙연이 넘어야 할 산 ①7개월당대표 명분 ②스킨십 ③비전

입력 2020-06-23 04:02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22일 전북 전주 전북도청에서 열린 호남권 국난극복위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 후보 등록일이 22일 기준 꼭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유력 당권 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이 의원은 ‘7개월 당대표’의 명분을 설득하고 전당대회에서 ‘이낙연 대세론’을 확인시켜줘야 한다. 동시에 차기 대권주자 1위로서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숙제도 놓여 있다.

이 의원의 가장 큰 과제는 7개월짜리 당대표를 맡아야 하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의원이 당권까지 거머쥐며 자신의 대권 행보를 유리하게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견제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김부겸 전 의원과 홍영표 우원식 의원 등 다른 당권 주자들은 짧은 임기와 당헌·당규 개정 문제를 앞세워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을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을 지지하는 측근들은 이 시기가 코로나 극복의 ‘골든타임’이라고 주장한다.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의원은 이달 초부터 충북 오송과 경남 창원, 강원 원주를 순회하며 코로나로 인한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이날 전주시 전북도청에서 열린 간담회를 마지막으로 권역별 순회를 마무리했다. 이 의원은 “정부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자체와 시·도민께서도 긴장의 끈을 다시 조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 의원은 24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그간의 활동을 정리하는 보고회를 연다.

출마 선언문에는 코로나 극복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의 측근은 “코로나19와 남북문제 등 양대 위기 극복을 통해 문재인정부 하반기를 성공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측근은 출마 선언 시점에 대해서는 “원 구성 협상과 남북문제 등 상황에 따라 7월 이후로 연기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다음으로는 ‘이낙연 대세론’을 확실히 증명할 수 있는 지지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국무총리를 지내면서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뒷받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전당대회 승리를 위한 당내 세력화는 아직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당내 대다수를 차지하는 친문재인계 의원들은 여전히 관망세다. 한 친문 의원은 “굳이 전당대회까지 나가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또 다른 한 청와대 출신 의원도 “일단은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런 만큼 이 의원은 최근 부쩍 당내 의원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친문 쪽 인사들과 만나는 것은 물론 의원들의 모임이나 토론회 등을 예고없이 찾기도 한다.

얼마 전 이 의원은 광주 의원 모임에 깜짝 등장해 끝까지 자리를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모임 시작부터 끝까지 3시간 동안 의원들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눴다”며 “그 자리에 참석한 의원들은 1등 주자로서 대범하게 대응해 달라는 고언을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차기 대권 주자로서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의원은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여전히 1위지만 최근 들어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고 있다. 코로나19, 남북문제 등 현안에 대한 이슈 선점을 통해 여전히 매력적인 1위 대선주자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이낙연 대세론’에 회의적인 이들 중에는 이 의원이 어떤 국가비전을 제시하려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여론도 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