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모두 ‘이 사람이구나’ 할 만한 대권주자 나올 것”

입력 2020-06-23 04:01
김종인(가운데)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에서 6·25 참전 유공자 류연갑(왼쪽)씨와 박옥선씨에게 호국영웅 배지를 달아준 뒤 함께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모두 ‘이 사람이 나왔구나’라고 할 만한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나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단 간담회에서 차기 대권주자로 새 인물을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전혀 모르는 사람 중에서 나올 수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2001년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자신에게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히며 지원을 요청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예로 들었다. 노 전 대통령은 다음 해 전국 경선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바람을 일으켜 다른 후보들을 누르고 승리했다. 김 위원장은 통합당 대선 후보 선출에서도 이 같은 바람몰이 경선을 시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현재 야권에서 거론되는 인사들도 대권 후보군에 포함될 것인지 묻자 “우리 당에 대권주자가 누가 있나. 정치판에 주자는 현재 이낙연 의원뿐”이라고 했다. 이 의원 외에는 대권주자로 평가할 만한 정치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그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 등에 대해선 “사람은 착한데, 착하다고 대통령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일각에서 제기된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권 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자기가 생각이 있으면 나오겠지”라고만 했다. 김 위원장도 원 구성 협상에 대해선 “더불어민주당은 13대 국회부터 내려온 상임위원장 배분 룰을 깼다. 룰이 깨진 상황에서 협상을 더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통합당은 룰을 깬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전부 가져가라고 선언한 상태다. 민주당은 “국회 정상화를 위한 선택은 불가피하다”며 결단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여야는 이날도 국회 원 구성 협상에서 대치를 이어갔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만났지만 이견만 확인했다. 김성원 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18개 상임위원장) 포기가 아니라 민주당이 다 뺏어가라는 것이다. 다 뺏어가서 입법독재를 실현하라”며 “지금은 협상의 시간은 아니다. 결단의 시간이고 선택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해찬(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김태년 원내대표와 함께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통합당에 다시 주는 안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통합당의 협상 테이블 복귀가 늦어질수록 3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는 지연된다. 따라서 민주당 입장에서는 협상 중단 상황을 두고만 보기도 어렵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고위전략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참을 만큼 참았다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추경과 원 구성 마무리 등 국회 정상화를 위한 선택은 불가피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이 나머지 12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가져가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통합당은 통상 야당 몫이었던 법사위원장을 지키지 못하면 나머지 상임위원장을 가져오는 게 별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주 원내대표의 복귀는 국회 본회의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25일이나 26일 이후가 될 전망이다.

심희정 김용현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