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는 진정되지 않았다. 봉쇄령을 완화 또는 해제하면서 최근 미국과 중남미, 서남아시아 등에서 감염자 수가 다시 치솟는 추세다. ‘2차 유행’이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1일(현지시간) 지난 24시간 동안 전 세계에서 18만302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전 세계 일일 확진자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국가별 일일 확진자는 브라질이 5만4771명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이 3만6617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인도(1만5400명) 등 남아시아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늘고 있다. WHO가 이날까지 집계한 코로나19 감염자는 870만8008명이며, 46만1715명이 사망했다.
지난 24시간 동안 발생한 전 세계 신규 사망자는 4743명으로 그중 3분의 2가량은 남북미 대륙에서 발생했다. 중남미 국가 가운데 특히 브라질 상황이 심각하다. 브라질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이날 기준 100만명을 넘어섰다. 확진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세계에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다. 누적 사망자도 5만명을 향해 가고 있다.
브라질에선 하루에 코로나19 확진자가 평균 3000명 이상씩 늘고, 사망자도 매일 1200명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주요 도시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레스토랑과 상점 등이 영업을 재개하면서 확산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의 확진자 수가 곧 미국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미겔 라고 브라질 보건정책연구원장은 “브라질은 코로나19의 주요 희생국이 될 것”이라면서 “브라질에는 위기 대응에 대한 국가적 대책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CNN방송은 “워싱턴대의 추적 모델에 따르면 8월에는 브라질의 코로나19 사망자가 세계 최다로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라면서 “추적 모델은 또 향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브라질의 사망자가 10만명으로 지금의 배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전했다.
미국에선 봉쇄 조치가 먼저 해제된 플로리다,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텍사스주 중심으로 20, 30대 감염자가 늘어 보건 당국이 주시하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3월 말까지 코로나19 확진자의 평균 연령은 48세였다. 최근 확진자 연령대 변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젊은 사람들이 술집에 가거나 각종 모임에 참석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이 지목된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몇몇 카운티에서 지난주 신규 확진자의 대부분은 30세 이하였다”면서 “최근의 현충일 파티나 모임 등과 관련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도 지난주 전체 확진자 가운데 21~30세가 18%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플로리다주는 일일 신규 확진자 4049명을 기록해 최다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플로리다주가 미국의 다음 코로나19 진앙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몇 주간 많은 지역에서 봉쇄령이 해제되면서 29개주에서 주간 확진자가 평균치를 웃돌았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올가을 코로나19 2차 파도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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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