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2일 “응징보복의 시각이 다가오고 있다”며 대남전단 1200만장을 인쇄한 사실을 공개했다. 구체적인 살포 시점은 밝히지 않았지만 6·25전쟁 70주년 전후로 전단을 날려보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미 군 당국은 정찰기를 띄우며 대북 경계 강화에 나섰다.
노동신문은 이날 ‘분노의 격류, 전체 인민의 대적 보복열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앙의 각급 출판인쇄 기관들에서는 각계층 인민들의 분노와 적개심이 담긴 1200만장의 각종 삐라(전단)를 인쇄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3000여개의 각이한 풍선을 비롯해 남조선의 깊은 종심까지 살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삐라 살포 기재·수단들이 준비됐다”며 “역대 최대 규모의 대남삐라 살포 준비가 끝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일부는 지난 20일에 이어 “북한의 전단 살포가 남북 관계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며 중단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북한은 이번에도 전단 관련 소식을 노동신문에 대대적으로 게재했다. 특히 “전단 살포는 전 인민적, 전 사회적 분노의 표출”이라며 주민들의 대남 적개심을 끌어올리는 데 힘썼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정부를 괴롭히겠다고 공언한 데 따라 매일 전단 관련 보도를 내놓으면서 동시에 주민들의 대남 적개심을 높이려는 목적도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실제 북한은 전 주민이 볼 수 있는 노동신문에 전단 제작 과정을 연일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 얼굴이 담긴 전단에 담배꽁초를 던져놓은 사진도 보도한 바 있다.
북한은 기상 조건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전단 살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전단을 날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람”이라며 “북한이 전단 살포 준비를 사실상 끝낸 만큼 바람이 맞으면 언제든 행동에 나설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서울과 수도권 등에 비가 예보된 24일과 25일을 피해 북한이 전단을 날릴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정치적 상징성을 감안해 6·25전쟁 70주년 당일 살포를 강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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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