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강’ 두산 베어스-LG 트윈스-키움 히어로즈의 팽팽한 2위 싸움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2020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KBO리그) 8주차에 펼쳐지는 ‘잠실 6연전’은 서울 3강의 수평적인 경쟁 구도를 수직적으로 바꿀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은 23일부터 사흘간 홈팀 LG와 키움의 주중 3연전, 26일부터 홈팀 두산과 NC 다이노스의 주말 3연전을 개최한다. KBO리그 전체 일정 가운데 초반 3분의 1을 완주하는 시점에 절묘하게 1~4위 팀이 잠실구장으로 모이게 됐다.
올 시즌 KBO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도 팀당 144경기씩이 편성돼 있다. 48경기는 리그 전체 일정에서 정확히 3분의 1 지점에 해당한다. 프로 10개 팀은 지난주까지 40~42경기씩을 소화했다.
KBO리그는 지난주까지 선두 NC(28승 12패)의 독주, 공동 2위 두산·LG(25승 16패)와 4위 키움(25승 17패)의 추격 양상으로 펼쳐졌다. NC는 두산·LG를 3.5경기 차이로, 키움을 4경기 차이로 밀어내고 있다.
페넌트레이스 초반인 만큼 NC와 서울 3강의 간격은 언제든 좁아질 수 있다. 결국 서울 3강에서 가장 먼저 NC와 간격을 좁히는 팀이 2위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게 된다.
LG는 지난 21일까지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펼친 3연전을 모두 지면서 주도권을 잡을 기회를 놓쳤다. 두산은 LG와 3경기 차이로 벌어졌던 간격을 모두 따라잡아 공동 2위가 됐다.
LG는 이제 키움과 잠실 3연전에서 반등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이정후·박병호의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는 키움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올 시즌 두 팀의 전적은 3승 3패로 호각세다. 키움의 경우 LG와 3연전에서 1승이라도 더 가져오면 순위를 뒤집을 수도 있다.
LG는 휴식을 위해 1군에서 빠진 임찬규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2군에서 콜업한 김윤식을 키움과 1차전 선발로 세운다. 그를 상대할 키움 선발은 올 시즌 2승 3패 평균자책점 4.34를 기록 중인 최원태다.
주말 3연전에서 잠실의 주인은 두산이다. 두산은 하위권 팀인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에 차례로 2연패를 당하면서 부진한 듯하더니 ‘잠실 라이벌’ LG와 3연전에서 모두 승리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23일부터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펼치는 리그 9위 SK 와이번스와 주중 3연전을 무난하게 소화하면 NC를 가벼운 마음으로 상대할 수 있다.
지난해 KBO리그·한국시리즈 통합 챔피언인 두산의 타선은 여전히 건재하다. 팀 타율은 0.298로 2위다. 두산은 팀 타율 1위 NC(0.299)와 경쟁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의 팀이다. 문제는 마운드다. 두산의 팀 평균자책점은 5.08로 8위에 머물러 있다. NC는 같은 부문에서 4.40으로 4위에 있다.
NC 마운드의 기세는 리그 초반보다 다소 꺾였지만 6승 무패에 평균자책점 0.820을 기록 중인 구창모, 외국인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4승 1패·평균자책점 2.50)와 같은 선발진의 위력은 여전히 강력하다. 다만 루친스키는 23일 KT 위즈와 경기도 수원 원정 1차전 선발이 예정됐고, 로테이션상 구창모도 KT를 상대할 수 있다. 두산 타선은 이들 중 한 명만 피해도 숨을 고를 수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