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코리아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전동화 시대 진입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대표는 지난 17일 ‘2020 미드 이어(Mid-Year)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향후 브랜드 미래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그는 “2020년은 브랜드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시키는 새로운 아이코닉 모델 타이칸을 한국 시장에 출시하는 역사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하반기 다양한 신차들을 성공 론칭해 미래 스포츠카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포르쉐는 최근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개발에 집중하며 미래 제품 전략의 초석을 다져왔다. 하반기 카이엔과 카이엔 쿠페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작으로 포르쉐 최초의 순수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 4S를 출시한다. 내년에는 타이칸 터보와 터보S 등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포르쉐코리아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힘쓰기로 했다. 국내 최초로 전국 주요 장소 10여곳과 포르쉐 센터 9곳에 320㎾ 초급속 충전기를, 전국 120곳에는 완속 충전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다른 슈퍼카 브랜드들도 전동화 체제로의 전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1914년 창업 이후 줄곧 가솔린·디젤 모델 위주의 고성능차를 생산해왔던 마세라티는 올해부터 전동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이탈리아 모네다 공장의 생산라인을 전동화에 맞도록 모두 뜯어고쳤다. 마세라티는 하반기 브랜드 최초로 기블리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페라리는 지난해 11월 첫 양산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SF90 스트라달레를 국내에 공개하기도 했다.
고급차 브랜드들이 슈퍼카의 하이브리드나 전기차 개발에 집중하는 것은 내연기관 규제가 날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어서다. 세계적인 친환경차 흐름에 발맞춰 전기 스포츠카의 저변을 확대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이어가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업계에선 순수 전기차 기반의 스포츠카 라인업이 확대되는 것은 물론 이를 양산하려는 각 브랜드의 노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날렵한 외관에서 탈피한 수퍼카들도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람보르기니는 지난달 스포츠카와 SUV를 결합한 형태로 ‘수퍼 SUV’를 표방하는 우루스를 국내에 출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8일엔 새로운 컬러와 디자인을 적용한 우루스 펄 캡슐 에디션을 선보였다. 슈퍼카임에도 자동주차 등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을 적용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주고 있다. 포르쉐는 지난 4월 출시한 신차 카이엔 쿠페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한국 진출 후 역대 최대 실적을 바라보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