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재명 “표 떨어질까 증세 두려워말고 국민 설득해야”

입력 2020-06-22 04:07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9일 경기도 수원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진행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본소득제에 대한 답변을 하고 있다. 수원=최현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기본소득 논의와 관련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복지나 공공서비스에 지출을 늘려야 하고, 그러려면 증세해야 한다는 건 사실인데 민주당은 표가 떨어질까봐 증세를 두려워하는 것 같다”며 “이는 국민 대중을 믿지 못해 그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으로 기존 복지를 대체해선 안 되고, 증세 없이 할 수 있다고 거짓말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지난 19일 수원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진행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본소득은 질적으로 경제 토대가 변화된 시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피할 수 없는 복지적 경제정책”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문재인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로 경제위기가 악화된 상황에선 조세저항이 클 수밖에 없다며 증세 논의에 소극적 입장을 취해 왔다. 이 지사는 이런 정부·여당의 태도에 대해 “우리 국민은 합리적인 집단지성체로, 정치인들보다 수준이 훨씬 높다”며 “증세를 통해 필요한 일을 하는 게 우리 모두에게, 또 국가에도 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대중의 불신을 해소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탄소세나 데이터세, 국토보유세 등을 신설하되 100% 국민에게 되돌려주는 목적세로 만들면 국민이 저항할 이유가 없다”며 “증세를 하면서 순차적으로 기본소득을 추진하면 재원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슈퍼 여당을 만들어준 총선 민심에 대해 “국민들이 한쪽에 올인한 것은 그만큼 기대가 엄청나게 큰 것”이라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반드시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에겐 ‘한 방’ 같은 정치적 의제보다 민생 의제가 훨씬 더 중요하다”며 “실현 가능한 민생 현안을 최대한 많이 발굴해 개선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최근 코로나19 국면에서 보여준 신속하고 강력한 행정 집행을 통해 각종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2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대권 도전 등 정치 행보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대선) 경쟁에 먼저 나서서 뭘 해보겠다는 생각은 없다”며 “불러주실 때까지 그냥 원래 하던 일 열심히 하고, 안 불러주면 이 일을 계속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영광이고 기회냐”고 말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은 이 지사는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다. 그는 “법과 상식과 정의에 따라 합리적인 결론이 나올 것으로 믿는다”며 “어떻게 끝이 나든 끝나는 순간까지 레임덕 없이 도지사로서의 권한을 행사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수원=김나래 신재희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