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마저 무급휴직… 유통 구조조정 신호?

입력 2020-06-22 04:01
사진=연합뉴스

유통·의류 관련 대기업에서도 무급휴직·명예퇴직·임금반납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발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는 해석과 현 상황을 버티기 위한 임시방편이라는 진단이 교차된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롯데마트 일부 직원이 연말까지 20~30일씩 무급휴직에 들어간다. 롯데마트가 무급휴직을 도입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17일 부문장 이상 임원의 3개월 급여 20%씩을 반납하기로 했다.

면세점 업계는 이미 무급휴직과 고용유지지원금을 적용받는 유급휴직을 병행하고 있다. 호텔업계에는 명예퇴직 찬바람마저 불고 있다. 롯데호텔은 명예퇴직을 포함하는 내용으로 임금피크제도를 개선해 최근 내부 공지로 올렸다. 만 58세 이상 롯데호텔 직원은 통상임금 100% 지급, 하프 임금제도(주 20시간 근무·통상임금 50% 지급), 명예퇴직 가운데 하나를 택하게 돼 있다. 롯데호텔에 명예퇴직 제도가 시행된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인데, 올해만 한시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업계에서는 구조조정보다는 숙련된 필수 인력의 고용을 이어가는 게 장기적으로 유리하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고용 불안 또한 짙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의류업계 상황도 계속 좋지 않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임원들이 임금의 10~15%를 반납하고 전 직원 근무 체계를 주5일제에서 주4일제로 바꾸기로 했다. 주4일제 전환에 따라 임금도 일부 삭감될 것으로 알려졌다. 빈폴스포츠는 오프라인 사업을 철수하고 빈폴액세서리는 온라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이나 패션 업계의 오프라인 매장이나 점포 철수는 코로나19가 아니었어도 조만간 이뤄질 일이었다. 다만 코로나19로 시기가 당겨지고 속도가 빨라진 것”이라며 “문제는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장기적인 불황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구조조정만 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다른 방식으로 효율화를 찾는 것도 개별 기업 상황에 따라 가능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