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원 구성 마지노선인데… 여야, 여전히 강대강 대치

입력 2020-06-19 04:08

박병석 국회의장이 원 구성의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19일을 하루 앞두고 여야는 강대강 대치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18일 박 의장을 찾아가 본회의 개최를 요구하는 등 단독 원 구성 강행 의사를 내비쳤다. 민주당은 남북 관계 위기와 3차 추경의 시급성을 들어 미래통합당을 압박했지만 통합당은 법제사법위원장을 돌려주지 않는 한 협상 테이블 복귀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원내정책회의에서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합의를 번복하는 과거로 돌아가는 일은 결코 없다”며 “남북 관계 등 비상한 상황에서 국회가 초당적 협력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김성원 통합당 원내수석과 물밑협상을 가졌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통합당과의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자 김 원내대표와 김영진 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박 의장을 찾아가 19일 본회의 개최를 요청했다. 민주당은 더 미룰 수 없다며 나머지 12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할 태세다. 박 의장은 여야 협상을 끝까지 해야 한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지만, 통합당이 협상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와 남북 관계 이슈에 국회가 손을 놓고 있다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해 당초 여당 몫으로 주장했던 상임위원장 5개에 대해서만 일단 선출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은 예정된 단독 원 구성을 미룰 가능성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통합당이 19일 본회의 전까지 협상 테이블에 복귀 의사를 밝히는 것이 관건이다. 남북 관계가 위중하고 3차 추경이 시급하다는 게 충분히 복귀 명분이 된다는 것이다. 다만 민주당은 3차 추경 심사가 늦어지면 경제 위기 대응에 실패할 것을 우려해 예결위 등 원 구성을 늦어도 23일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2주 동안 추경 심사를 개시도 못해 피가 마르는 심정”이라며 “통합당의 국회 복귀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여당의 일방적 원 구성이 재검토되지 않는 한 상임위 보이콧을 풀 수 없다는 입장이 여전하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상임위 전부를) 강제로 가져간다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지, 어떻게 하느냐”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성일종 비대위원도 “(민주당이) 팔다리를 다 잘라놓고 지금 와서 북한이 급하다, 추경이 급하다고 들어오라는 것인데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사의를 밝힌 주호영 원내대표는 사흘째 사찰에 머무르며 사퇴 의사를 거두지 않고 있다. 통합당은 본회의가 예고된 19일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소속 의원들에게 국회 경내에서 비상대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당내에선 조심스럽게 출구전략이 논의되고 있다. 통합당 초선 의원 30여명은 모임을 갖고 박 의장과 민주당의 유감 표명을 전제로 모든 상임위에 복귀해야 한다는 방안 등을 논의했지만 의견을 하나로 모으지는 못했다.

김용현 심희정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