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캡처(사진)가 이름을 바꿔달고 한국 시장에 상륙했다. 전작 QM3의 후속 모델로 나온 이 차는 단순히 이름만 바뀐 게 아니었다. 외관과 차체 크기, 주행 성능 등을 눈에 띄게 개선해 다시 한 번 국내에서 가장 치열한 소형 SUV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달 출시한 캡처는 QM3 시절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 보였다. 전체적으로 유선형 디자인은 유지했지만 곳곳에 캐릭터라인을 살려 역동성을 불어넣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태풍의 눈’ 엠블럼 대신 ‘로장주’로 불리는 르노의 마름모꼴 엠블럼을 달아 유럽의 감성을 더했다.
캡처는 덩치도 커졌다. 전작보다 차체 길이와 너비가 각각 105㎜와 20㎜씩 늘었다. QM3 시절에는 소형 SUV임을 감안해도 다소 작다는 느낌을 줬는데, 이번엔 차급에 딱 어울리는 크기를 갖췄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렁크 수납공간도 최대 536ℓ로 QM3 시절보다 81ℓ가 늘었다.
캡처를 타고 서울 영등포구에서 경기도 파주 마장호수까지 약 90㎞ 구간을 오갔다. 시승차에는 1.5 dCi 디젤 엔진이 탑재됐다. QM3는 저속에서 꿀렁임이 느껴지곤 했는데, 캡처는 그런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다. 기존의 6단이 아닌 7단 습식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적용해 이같은 문제를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
기본기에 충실한 주행 성능도 돋보였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매끄럽게 속도를 올리며 치고나갔다. 핸들링은 가벼운 편이었고, 곡선 구간에선 경쾌하게 돌아나갔다. 크기가 작은 차급인데도 고속에서는 안정감이 느껴져 속도를 더 올려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승하는 동안 일부 정체구간이 있었다. 차량 테스트를 하는 차원에서 틈틈이 차를 몰아붙이기도 했다. 그런데도 시승 후 계기판의 연비는 18.6㎞/ℓ로 훌륭한 수준을 보여줬다. 캡처의 복합 연비는 17인치 휠 기준 17.7㎞/ℓ다.
디젤로만 출시됐던 QM3와 달리 캡처는 가솔린 모델도 갖췄다. 다만 센터 콘솔이 공중에 떠 있는 형태인 ‘플라잉 콘솔’이 디젤 모델에 적용되지 않은 건 다소 아쉬웠다.
박구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