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물정 모르는 스물여섯 살의 내게 70세 시어머님은 너무 어려운 존재였다. 친정이 이사할 때 남편이 이삿짐을 날라주었다고 ‘내 아들을 머슴처럼 부려먹으려고 시집 왔노!’ 하며 노발대발했고, 딸밖에 없는 친정을 빗대어 ‘아들은 아무나 낳는 줄 아나?’ 하며 늘 아들 자랑을 하셨다. 그럴 때마다 ‘하나님! 저 아들 주셔야 해요. 아들 아니면 이 집에서 쫓겨날 것 같아요. 도와주세요.’ 하며 날마다 하나님께 기도했고 결국 아들을 낳았다.
어린 시절엔 가난과 아버지의 주사로 살얼음판같이 살았는데 시집살이까지 힘드니 내가 살기 위한 탈출구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남편을 인정한 사장님 도움으로 헬스나 사우나 수건을 세탁하는 공장을 운영했다. 그런데 막상 사업을 시작하자 기름값이 두 배로 오르고 사람 구하기도 힘들어 내가 직접 일할 수밖에 없었다. 남자도 피할 정도로 힘든 일에 관절이 퉁퉁 붓는 통증에 시달리고 삶은 궁핍해졌다. ‘내 인생은 왜 이렇게 힘들기만 할까?’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라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지만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10년을 원망과 한숨으로 보내다 공장을 팔고 이사했다.
새로운 마음으로 한마음교회에 등록했다. 목사님은 예배 때마다 아는 것과 믿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며 우리가 믿을 수 있는 확실한 증거는 부활임을 강조하셨다. 예수님이 우리와 동일한 사람이고 부활로 하나님의 아들임을 증명하셨다는 말씀을 듣는데 그동안 내가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몰라 상황과 감정에 따라 믿음이 흔들렸음을 알게 됐다.
그 무렵 아들이 치료제도 없는 희귀질환인 크론병에 걸렸다. 눈앞이 캄캄해졌지만 새벽마다 눈물로 기도하며 겨울 수련회를 맞았다. 부활의 주님을 만나 단번에 삶이 변한 성도들의 간증을 들으며 ‘왜 나는 이분들과 다른 믿음일까?’ 간절히 엎드리자 성령께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본 증인들의 증언을 통해 내 눈을 확 열어주셨다. 부활이 실제사건으로 확증되며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고 나의 주인이심이 선명해졌다. 그동안 나는 예수님을 믿는다고 생각만 했지, 마음중심으로 믿지 않고 내가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았던 악하고 악한 자였다. 나는 그 자리에서 그 죄를 회개하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고백했다.
예수님이 나의 주인이 되시니 아들의 질병은 내가 염려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며 모든 염려를 주님께 맡길 수 있었다. 마침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는 말씀을 받으며 나를 힘들게 했던 시어머님께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했다. 놀랍게도 시어머님은 그동안 예수님이 주인인줄 몰랐는데 원래 주인이시니 믿어야겠다고 하시면서 직접 영접 기도도 하셨다. 천국에서 시어머님과 만날 일이 없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했었는데 이제는 천국에서 뵐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기뻤다.
어떻게 항상 기뻐할 수 있는지, 범사에 감사할 수 있는지, 쉬지 않고 기도할 수 있는지 불가능해 보였는데, 지금 되돌아보니 나는 주님 안에서 평안을 누리고 있었다. 소망도 없고 끝도 없는 터널 같은 인생인 데도 주님으로 인해 영원한 부활의 삶을 소망하게 됐다.
부활하셔서 나의 주인 되신 주님과 동행하며 오늘도 그분께서 진정 원하시는 증인의 삶을 살아갈 것이다.
채지현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