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쌍용차 기간산업기금 지원 대상 아니다”

입력 2020-06-18 04:07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연합뉴스

산업은행이 기간산업안정기금으로는 쌍용자동차를 지원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논의 중인 HDC현대산업개발에는 재협상 테이블로 나오라고 압박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1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산은이 돈만 넣으면 기업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쌍용차 노사가 많은 노력을 보이고 있지만 충분치는 않다”고 말했다. 앞서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 경영진은 쌍용차 경영권을 포기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 대상에 쌍용차가 포함되는지 관심이 모아진 상황이다. 최대현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기간산업안정기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경영에 문제가 있는 회사를 지원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현재 기준에 의해 (쌍용차는) 지원 대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경영 주체가 의지와 노력을 보이고 회사의 지속 가능성까지 확인된다면 지원 방안을 정부와 협의하겠다는 계획이다. 다음 달 도래하는 대출금 900억원의 만기는 연장하기로 했다.

산은은 또 현산에 대면 협상을 요구했지만 회신을 받지 못했다며 상대가 먼저 의지를 밝히지 않는다면 논의 기간을 연장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논의를 서면으로 진행하자고 제안한 현산에 대해 “1960년대 연애도 아니고 무슨 편지를 하느냐”고 비꼬았다. 최 부행장은 “협의가 진전이 안 됐는데 ‘플랜B’(차선책)는 언급하기 어렵지만 (현대산업개발이) 인수를 포기하면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모든 부분을 열어놓고 검토할 예정”이라고 압박했다.

산은은 그동안 1조2000억원을 지원한 대한항공에는 연말까지 기간산업안정자금을 통해 8000억원을 더 지원하기로 했다. 최 부행장은 “사업구조 개편을 위해 7월 말까지 외부 컨설팅을 거쳐 회사 내부 사업 부문에 대한 부분까지 협의하도록 했다”며 “대한항공과의 약정에 경영권 안정 확약서를 요구하면서 불필요한 분쟁 중단 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