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약 ‘클로로퀸’ 코로나 임상 국내서도 중단

입력 2020-06-18 04:09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검증하는 임상시험이 국내에서도 중단됐다. 해외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기대를 모았지만 최근 심장 합병증 유발 위험성이 제기돼 미국 내 사용 승인이 취소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은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계열 의약품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코로나19 임상시험을 모두 중단했다. 두 병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자 임상시험을 승인받아 진행해 왔다. 실제 서울아산병원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 등을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해 어떤 치료제가 더 효과적인지 비교하는 방식의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임상시험 중단 이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미국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일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클로로퀸 계열 약물이 코로나19 환자에게 심장 합병증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면서 사용 주의를 권고한 뒤 사용 승인을 취소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을 위한 영장류 감염모델 개발을 마치고 이달 중에 국내에서 개발한 치료제·백신 3개의 효능실험을 시작하기로 했다. 영장류 모델 실험에 착수하는 후보약물은 치료제 2개와 백신 1개다.

A사는 7월 임상 진입을 목표로 개발 중인 치료제 후보약물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효능을 검증할 예정이다. B사는 치료제가 바이러스가 공격하는 장소에 이동하는지 확인하는 약물 동태학 확인실험 후 치료제 효능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C사는 백신후보 물질을 접종한 영장류에 바이러스를 접종해 효능을 검증한다.

감염모델 동물실험은 약물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절차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글로벌 연구개발사업 전략(R&D Blueprint)에서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시 영장류실험을 전임상 필수 항목으로 정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분양을 시작한 2월부터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함께 코로나19 영장류 감염모델 개발에 착수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을 위한 영장류 감염모델 실험 플랫폼을 확보했다. 영장류 모델실험은 동물생물안전3등급 연구시설(ABL-3)에서만 가능하며, 생명연 연구시설에서는 매달 3개 내외의 후보물질에 대한 실험을 지원할 수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