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엿새만에 137명 확진 ‘비상’… 準봉쇄 돌입

입력 2020-06-18 04:07
베이징에서 봉쇄식 관리에 들어간 주택단지를 지키는 경찰. AP연합뉴스

지난 11일 신파디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이 확산되면서 베이징의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엿새 만에 137명으로 늘었다. 감염 차단에 사활을 건 중국은 베이징시 모든 주택단지에 대해 ‘봉쇄식 관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인구 2000만명이 넘는 중국의 수도 베이징이 ‘준봉쇄’ 단계에 들어간 것이다.

17일 신경보 등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베이징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1명 발생했다. 베이징에서는 지난 11일 신규 확진자 1명을 시작으로 12일 6명, 13일과 14일에는 36명씩 쏟아졌다. 15일 27명, 16일 31명의 신규 확진자가 더해져 총 137명으로 늘었다.

베이징시 당국은 이날 오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모든 주거지에 대해 봉쇄식 관리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전날까지는 신파디 도매시장과 관련된 확진자가 나온 곳을 중심으로 28개 중·고위험 거주지역에 대해서 봉쇄식 관리를 해왔다. 봉쇄식 관리에 들어간 주택단지 주민은 모두 자가격리를 해야 하며 핵산 검사를 받아야 한다.

베이징시는 또 이날 베이징 공항 2곳에서 항공편 1255편의 운항을 취소시켰다. 이날 예정된 전체 항공편의 70%에 달한다.

전날 베이징시는 코로나19 대응 수준을 3급에서 2급으로 상향했다. 지난 6일 3단계로 완화한 지 불과 열흘 만이다. 이에 따라 베이징을 떠나려는 사람은 출발일 기준 7일 이내 핵산 검사 음성 판정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집단감염 발생지인 신파디 시장과 관련이 있거나 중·고위험 지역 거주자들은 베이징 밖으로 나가는 게 금지된다. 시외버스 운행도 중단됐다. 이와 함께 모든 초·중·고교의 등교 수업이 중단되고 온라인 수업으로 대신하도록 지시했다. 유흥업소들도 문을 닫는다.

정치적 상징성이 큰 수도이자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5% 이상을 차지하는 경제 핵심도시인 베이징이 준봉쇄 상태에 들어가면서 중국 경제의 성장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베이징에서의 집단감염이 중국 경제 성장에 도전 과제가 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중국 투자은행 차이나르네상스의 브루스 팡 거시전략연구실장은 “국내 기업 활동이 회복되고 있다는 데이터가 있지만 코로나19 제2 파동이 발생할 경우 소비심리가 다시 위험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