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 동안 몸도 마음도 참 많이 힘들었습니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41)씨가 17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성수제) 심리로 열린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이날 재판장은 장씨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보라”며 발언 기회를 줬다. 그러자 장씨는 피고인석에서 일어나 두 손을 모은 채 “지금도 제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하루하루 생각하며 살고 있다”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더 열심히 착하고 정직하고 솔직한 삶을 살아가겠다”고 말한 뒤 재판장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했다.
장씨와 함께 피고인석에 선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도 “제 잘못에 대해 성찰하며 회개하고 참회하는 심정으로 지내왔다. 거짓 없는 삶을 살기 위해 매일 기도하고 있다”며 선처를 구했다.
장씨와 김 전 차관은 최씨와 공모해 삼성그룹과 한국관광공사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를 압박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영재센터)에 후원금 총 18억2000만원을 내게 한 혐의(강요·직권남용)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오영준)는 장씨에게 징역 1년6개월, 김 전 차관에게 징역 3년을 각각 선고했다. 다만 대법원은 지난 2월 장씨와 김 전 차관의 강요행위가 ‘협박’으로 평가하기 부족하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날 검찰은 장씨에게 징역 1년6개월, 김 전 차관에게 징역 3년6개월을 각각 구형하면서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씨의 내밀한 관계를 상세히 진술해 도움을 줬다”며 양형에 참작해 달라고 요청했다. 장씨와 김 전 차관의 파기환송심 선고기일은 다음달 24일 열린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