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중국대사 “연락사무소 폭파, 우리도 TV보고 알아”

입력 2020-06-18 04:07

싱하이밍(사진) 주한 중국대사가 “우리도 TV를 통해서 봤다”며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악화일로로 치닫는 남북 관계에 대해선 대화를 통해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싱 대사는 17일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열린 ‘한·중 우호전승과 인류 운명공동체 공동건설’ 좌담회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된 질문에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싱 대사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처럼 남북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선 대화를 통한 화해와 협력을 실현해야 한다”면서 “중국은 이를 추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북한의 공격적 행동을 중국이 사전에 알았느냐고 재차 묻자 싱 대사는 “예견하지 못했고 우리도 TV를 통해 봤다. 잘 모른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우리는 북한 대변인이 아니다”며 “중국은 한반도의 이웃이고 한반도 평화를 원한다”고 답했다.

싱 대사는 중국에 강한 압박을 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선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중국의 외교정책이 최근 자국 이익을 강력 대변하는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로 전환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만은 중국 것이고 이것으로 중국을 흔드는 일에는 반발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은 친구가 오면 마오타이주를 대접하지만 중국을 때리려 승냥이가 오면 사냥총을 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압박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싱 대사는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미·중 관계를 ‘신냉전’이라고 표현한 의도를 묻자 “중국은 미국과 화해, 협력으로 가자는 입장이고 신냉전이 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나온 말”이라면서도 “만약 중국의 기강을 흔들면 반격할 수밖에 없다는 뜻도 있다”고 말했다.

홍콩 국가보안법에 대해선 한국의 민주화운동과 다르다고 했다. 싱 대사는 “한국의 민주화운동은 한국 국기를 들고 진행됐지만 (홍콩 시위는) 자국 깃발을 태우고 외국 군함을 데려오자고 하는데 이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