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초고순도 불화수소 가스 본격 양산

입력 2020-06-18 04:07
SK머티리얼즈 연구원들이 반도체 소재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SK 제공

SK머티리얼즈가 초고순도 불화수소(HF) 가스 양산에 돌입했다. 지난해 일본이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에 대한 수출 규제를 단행한 지 1년 만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국산화 성과다.

SK머티리얼즈는 17일 순도 99.999%의 초고순도 불화수소 가스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초고순도 불화수소 가스는 반도체 제조과정에 사용되는 세정용 가스로 해외 의존도가 100%에 가까운 제품이다.

경북 영주에 위치한 SK머티리얼즈 공장에서는 연간 15t의 초고순도 불화수소 가스가 생산된다. 지난해 말 시제품 개발에 성공한 뒤 국산화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돼 이달 양산에 돌입했다. 2023년이면 초고순도 불화수소 가스의 국산화율은 7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불화아르곤 포토레지스트(ArF PR) 국산화 작업도 궤도에 올랐다. 불화아르곤 포토레지스트는 수출규제 품목이 아니지만 해외 의존도가 90% 이상으로 국산화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SK머티리얼즈는 현재 가동 중인 충남 아산의 설비 외에 타 지역에 새롭게 공장을 증설해 고부가 불화아르곤 포토레지스트 제품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9월 착공에 들어가 내년에 준공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한다.

불화수소 국산화에 성공한 것이 SK머티리얼즈가 처음은 아니다. 솔브레인, 램테크놀러지 등도 액체 불화수소 국산화에 성공했다. 액체 불화수소는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를 깎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데 쓰인다. 솔브레인은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기존 생산량의 2배 이상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를 늘렸다. 지난 1월에는 99.9999999999% 순도의 12나인 액체 불화수소 생산 기술을 확보했다. 램테크놀러지는 SK하이닉스와 협업해 지난해 10월 액체 불화수소를 테스트하고 공급에 들어갔다. 지난 2월에는 300억원을 투자해 설비를 증설한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수출규제 품목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국산화도 진행 중이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폴더블 스마트폰, 롤러블 TV 등 휘어지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다. 국내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C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생산 기술을 갖췄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경북 구미에 7.3인치 패널 스마트폰 2500만~30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지난해 상반기 양산에 들어갔다. SKC도 연간 100만㎡를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설비를 충북 진천에 갖추고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