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 아시아 1인자 등극… 최경주 전설 잇다

입력 2020-06-17 04:05
임성재. AFP연합뉴스

임성재(22)가 남자골프에서 ‘아시아 1인자’로 등극했다. 세계 랭킹 21위로 도약해 앞서 7년간 독주했던 마쓰야마 히데키(28·일본)를 밀어내고 아시아 국적 선수 중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한국 남자골프의 아시아 1위 탈환은 2012년 11월 최경주(50) 이후 7년 7개월 만의 일이다.

임성재는 16일(한국시간) 발표된 공식 세계 골프 랭킹(OWGR)에서 21위로 두 계단을 상승했다. OWGR은 국제골프연맹(IGF)에서 올림픽 본선 출전권 부여의 기준으로 사용되는 지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난 3월 16일에 중단됐던 랭킹 집계는 3개월 만인 다시 시작됐다.

임성재는 지난 15일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콜로니얼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찰스 슈와브 챌린지에서 최종 합계 11언더파 269타를 기록해 공동 10위에 올랐다. 임성재의 올 시즌 6번째 ‘톱10 피니시’다. 이는 세계 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함께 올 시즌 투어 선수들 중 가장 많은 횟수로 기록돼 있다.

이 성적이 반영되면서 임성재는 순위를 끌어올렸다. 임성재의 평균 랭킹 포인트는 4.1729점. 최근 104주의 성적이 반영되는 세계 랭킹에서 임성재는 52개 대회를 출전해 랭킹 포인트 216.99점을 누적했다.

랭킹 30위권 안에서 50개 대회 이상을 출전한 선수는 임성재를 포함해 12명뿐이다. 임성재는 신인이던 지난 시즌 PGA 투어에서 가장 많은 35개 대회에 출전했다. 임성재의 이런 강행군은 프로 2년차로 넘어와서도 계속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 3월 혼다 클래식 우승으로 투어 첫승을 수확했다.

찰스 슈와브 챌린지에 불참한 마쓰야마는 평균 랭킹 포인트 4.0802점을 기록해 기존 22위에서 한 계단을 내려갔다. 그 결과로 임성재는 한국·일본·중국·대만·태국과 같은 아시아 선수들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임성재에 앞서 ‘아시아 1인자’로 군림했던 마지막 한국 선수는 최경주다. 최경주는 2011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마지막 우승을 차지한 뒤 그해 11월까지 아시아 1위를 지켰다. 아시아 패권은 그해 12월 후지타 히로유키(일본), 2013년 5월 통차이 짜이디(태국)를 거쳐 2013년 6월부터 7년간 마쓰야마에게 돌아갔다.

마쓰야마는 2017년 한때 세계 랭킹 2위까지 올라 아시아 국적 선수 사상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갔다. 한국 선수의 최고 랭킹은 최경주의 2008년 5위다.

임성재는 세계 랭킹 20위권 진입과 더불어 플레이오프 출전자를 가리기 위해 시즌 중 집계되는 페덱스컵 랭킹 1위를 지키는 일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오는 19일부터 나흘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턴 헤드 하버타운 골프링크스에서 열리는 PGA 투어 RBC 헤리티지에 출전해 강행군을 이어간다. 이 대회에도 찰스 슈와브 챌린지와 마찬가지로 세계 랭킹 ‘톱5’가 모두 출전한다.

세계 랭킹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욘 람(스페인)은 부동의 1~2위를 지켰다. 저스틴 토머스는 한 계단 도약해 기존 3위 브룩스 켑카(이상 미국)와 랭킹을 맞바꿨다. 5위는 더스틴 존슨(미국)이다. 찰스 슈와브 챌린지에 출전하지 않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13위로 두 계단을 밀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