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5일 국회 본회의에 미래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법제사법위원회 등 핵심 상임위원회 위원장 6명 선출을 마무리했다. 원구성 협상의 최대 쟁점이던 법사위원장엔 유력한 후보였던 판사 출신 박범계 의원 대신 비(非)율사 출신 윤호중(4선·경기 구리) 의원이 당선됐다.
이날 윤 의원의 법사위원장 배정에 당 안팎에선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주로 율사 출신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오곤 했던 터라 박 의원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박 의원도 법사위원장직을 강하게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대표의 최측근인 윤 의원을 법사위원장에 앉히면서 여당이 강력한 법안 처리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의원은 대표적 86그룹으로 열린우리당 대변인,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정책위의장 등을 지냈다.
윤 의원은 본회의 표결이 끝난 뒤 당선 소감에서 “사회의 마지막 개혁 과제인 사법부와 검찰 개혁을 완수하겠다”며 “일하는 국회의 걸림돌이 돼 온 법사위의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혁신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윤 의원의 법사위원장 선출에 대해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의원이 국민 눈높이에서 사법 개혁을 할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비법조인이어서 현안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개혁에 더 강력한 의지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통위원장에는 당내 대표 안보통인 송영길(5선·인천 계양을) 의원이 선출됐다. 86그룹의 맏형격인 송 의원은 5선 중진으로, 나이와 선수 모두 높지만 상임위원장을 역임한 이력이 없다. 당권 도전을 놓고 이낙연 의원과 교통정리를 마치고는 일찍이 외통위원장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의원은 “6·15 20주년인 오늘 남북 관계가 악화되고 있어 마음이 무겁다”며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 국권을 지키고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데 제가 할 역할이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임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전했다.
기재위원장은 윤후덕(3선·경기 파주갑) 의원이 맡게 됐다. 윤 의원은 20대 국회 막바지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코로나19 2차 추경, 선거구 획정 등 협상 실무를 도맡았다. 윤 의원은 “코로나19 위기에 대처할 수 있도록 국회가 선도적으로 정책과 예산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복지위원장에는 정책통 한정애(3선·서울 강서병)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한 의원은 1호 법안으로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한 의원도 “코로나와 싸우는 최전선 상임위의 위원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군 장성 출신 민홍철(3선·경남 김해갑) 의원이 예상대로 국방위원장을 맡게 됐다. 민 의원은 “여야가 힘을 합쳐 책임 국방, 강한 안보를 이뤄내겠다”고 했다. 당내 대표 금융통인 이학영(3선·경기 군포) 의원은 산자위원장을 지내게 됐다. 이 의원은 “중소기업과 영세사업자를 우선적으로 챙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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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