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비롯한 6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을 강행했다. 미래통합당은 이에 강력히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민주당은 ‘국민과의 약속’을 더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지만, 통합당은 ‘의회 독재’라고 맹비난했다.
지난 5일 여당이 단독 개원 및 국회의장 선출에 이어 일부 상임위원장도 단독 선출하면서 21대 국회는 여야 협치와 합의가 전무한 상황에서 첫발을 떼게 됐다. 여당은 코로나19 국난 극복 상황에서 ‘일하는 국회’를 명분으로 삼았지만 야당은 거대 정당의 ‘폭거’로 규정한 만큼 앞으로 극한 대치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후 6시 시작된 본회의에서는 21대 국회 전반기 법제사법위원회를 비롯해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위해 필수적인 기획재정위원회, 코로나19 사태 대응과 관련한 보건복지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외교·안보 분야와 관련된 외교통일위원회와 국방위원회 위원 및 위원장이 선임됐다.
법사위원장에 윤호중, 기재위원장에 윤후덕, 외통위원장에 송영길, 국방위원장에 민홍철, 산자위원장에 이학영, 복지위원장에 한정애 의원이 선출됐다. 추경안 심사에서 핵심적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당초 여야 가합의안에서 야당에 안배키로 했던 만큼 이날은 선출하지 않았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야당에 마지막 기회를 주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오전까지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 원 구성과 관련해 막판 이견 조율에 나섰지만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에서 “우리 당은 합의를 통한 국회 새 출발을 위해 최대한 인내하고 양보했다”며 “좌고우면하지 않고 국회에 부여한 책임을 다하라는 국민 명령에 충실히 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번 주 안에 나머지 12개 상임위원장 선거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박 의장은 “남은 상임위 구성을 위한 본회의를 19일에 열겠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앞으로 정부·여당과의 협치는 없다며 결사항전을 예고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사진행 발언에서 “21대 국회를 망치는 것이고 문재인정부 임기 2년 동안 한국 정치를 황폐화하는 출발”이라며 “승자의 저주, 권력의 저주를 부디 잊지 말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법사위원장을 야당 몫으로 가져오지 못한 데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
▶
▶
▶
신재희 김이현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