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팬과 쇠막대 등으로 9살 의붓딸을 학대한(아동복지법위반·특수상해) 30대 아버지가 구속됐다. 하지만 그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전 “(의붓딸을) 자기 딸이라 생각하고 아직도 많이 사랑한다”는 궤변을 늘어놨다.
창원지법 밀양지원 신성훈 영장전담 판사는 15일 경찰이 상습적으로 의붓딸을 학대한 혐의로 A씨(35)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신 판사는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우려를 사유로 영장을 발부한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체포된 A씨는 경찰조사에서 프라이팬으로 손가락을 지진 혐의 등은 인정했으나, 쇠사슬을 목에 감거나 쇠막대기로 때린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창원지법 밀양지원에서 열린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전 “아이를 욕조 물에 넣었는데 심한 학대를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욕조에 담근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아이를 왜 괴롭혔느냐”는 질문에는 “한 번도 남의 딸로 생각한 적이 없고, 제 딸이라 생각하고 아직도 많이 사랑한다”는 억지 주장을 폈다.
경찰은 A씨가 일부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피해 아동의 진술과 온몸에 남은 학대 흔적 등으로 판단했을 때 증거가 확실하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와 함께 딸을 학대한 혐의를 받는 친모 B씨에 대한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B씨가 조현병이 있고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도록 하고 상태가 안정되면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피해 아동은 현재 2주간 입원 뒤 아동전문보호기관에서 심리치료 등을 받고 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