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우리는 북한이 도발을 피하고, 외교와 협상으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또 “한국 방위에 대한 우리(미국)의 약속은 철통같이(ironclad)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무부는 북한이 최근 남한을 비난하며 군사적 행동까지 위협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묻는 국민일보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미 국무부는 이어 “미국은 항상 남북 관계의 진전을 지지해 왔다”며 “우리는 북한의 최근 조치들에 대해 실망했다(disappointed)”고 말했다. “우리는 북한 문제에 관여하기 위한 노력 과정에 우리의 동맹인 한국과 긴밀한 협력을 계속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여정(사진)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13일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곧 다음 단계의 행동을 취할 것”이라며 “다음번 (남측을 향한) 대적 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 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남한을 향한 군사 행동을 감행할 수 있다는 위협으로 해석됐다.
북한의 위협이 강해지는 것과 비례해 미 국무부의 대북 경고 메시지도 강해지고 있다. 앞서 국무부는 지난 9일 북한이 남북 간 모든 통신연락 채널을 완전히 차단한 것과 관련한 국민일보의 질의에 이례적으로 ‘실망’이라는 표현을 담은 논평을 보냈다. 국무부는 이날 논평에서도 “북한에 대해 실망했다”는 표현을 빼놓지 않았다. 그러면서 미 국무부는 이번에 두 가지 메시지를 추가했다. 북한에 대해 도발하지 말 것을 직접적으로 촉구하고, 한국 방위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굳건하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북한이 군사적 위협까지 거론하면서 도발 수위를 점점 높이는 것을 지켜만 보지 않겠다는 뜻을 표현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에서는 북한이 올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북·미 대화를 주도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도발은 대선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실제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초강수를 던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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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