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방방콘, 107개국 75만여명이 동시접속”

입력 2020-06-16 04:01
그룹 방탄소년단이 14일 열린 온라인 공연 ‘방방콘 더 라이브’에서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전 세계에서 진행된 유료 온라인 콘서트 중 가장 큰 규모였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빅히트가 자랑한 공연은 전날 오후 6시부터 약 100분간 열린 BTS의 온라인 유료 공연 ‘방방콘 더 라이브’(방방콘)였다. 공연의 최대 동시 접속자는 75만6600여명에 달했으며, 시청 지역은 한국 미국 중국 영국 등 107개국으로 집계됐다.

방방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월드투어가 취소된 BTS가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려고 마련한 공연이었다. BTS는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 설치된 무대에서 관객 없이 콘서트를 열었고, 공연은 온라인을 통해 생중계됐다. 멤버들은 2개의 무대와 5개의 방으로 구성된 세트장을 오가면서 자유분방한 공연을 선보였다. 팬들이 서로 다른 각도의 6가지 화면을 실시간으로 선택해 볼 수 있는 ‘멀티뷰’ 기능도 눈길을 끌었다. 인터넷 환경에 따라 화면이 끊기는 경우도 더러 있었지만 대규모 인원이 접속한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원활하게 스트리밍이 이뤄졌다.

방방콘의 매출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방방콘 티켓은 팬클럽 회원에겐 2만9000원에, 미가입자에겐 3만9000원에 각각 판매됐다. 팬클럽 가입자만 봤다고 가정하더라도 BTS는 최소 220억원 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콘서트 무대에 연동돼 시시각각 색깔이 변한 응원봉 ‘아미밤’ 등 MD(팬들을 위한 기획 상품) 판매까지 고려하면 매출액은 훨씬 더 늘어난다. 이번에 방방콘 개최를 통해 BTS 유료 팬클럽 가입자도 1만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빅히트는 “최대 동시 접속자가 75만6600여명에 달했다는 것은 5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스타디움 공연을 15회 개최한 것과 맞먹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BTS 외에도 K팝 뮤지션들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온라인으로 눈길을 돌리는 분위기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4~5월 네이버와 ‘비욘드 라이브’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소속 뮤지션의 온라인 유료 공연을 잇달아 선보였다. 올해엔 CJ ENM이 여는 한류 축제 케이콘, 보이그룹 아스트로의 콘서트 등도 온라인 유료 공연으로 열릴 예정이다.

BTS의 방방콘이 성공적으로 열렸지만 온라인 유료 공연이 오프라인 콘서트를 완벽하게 대체하긴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기술력을 동원해 화려한 영상을 연출하더라도 콘서트장의 열기까지 재연할 순 없어서다. 큰 수입원 중 하나인 MD 매출도 오프라인 콘서트에 비하면 미미한 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공연은 당분간 주목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음악평론가인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 교수는 “K팝은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잘 구축돼 있는 장르”라며 “K팝 뮤지션들이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온라인 공연에서 자구책을 찾아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