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임성재 빛나는 행진… 시즌 톱10만 6번

입력 2020-06-16 04:02
임성재가 1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콜로니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19-2020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찰스 슈와브 챌린지 최종 4라운드 6번 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임성재(22)는 지난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들 중 가장 많은 35개 대회를 소화했다. 미국의 광활한 영토를 일정한 거처도 없이 이리저리 오가는 강행군을 펼치면서도 기복 없이 자신만의 경기를 펼치는 임성재에게 PGA 투어 회원들은 아시아 국적 최초의 신인왕 타이틀을 부여했고, 철인을 뜻하는 ‘아이언맨’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임성재의 강점은 올해 투어 2년차인 짧은 경력과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도 단단한 내구력에 있다.

‘아이언맨’ 임성재가 2019-2020시즌 PGA 투어의 포스트 코로나 대회를 ‘톱10’으로 완주해 변함없는 저력을 입증했다. 세계를 집어삼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투어를 3개월이나 멈춰 세웠지만, 임성재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임성재는 1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콜로니얼 컨트리클럽(파70·7034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찰스 슈와브 챌린지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269타를 기록해 저스틴 토머스·조던 스피스·제임스 포스톤(이상 미국)과 함께 공동 10위에 랭크됐다.

임성재의 올 시즌 6번째 ‘톱10 피니시’다. 이는 남자골프 세계 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함께 올 시즌 투어 선수들 중 가장 많은 횟수로 기록됐다. 임성재는 지난 3월 2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에서 폐막한 혼다 클래식에서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뒤 3개 대회 연속으로 톱10에 진입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번 홀에서 퍼트 라인을 살피는 임성재. 임성재는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타를 줄이고 최종 합계 11언더파 269타를 기록해 공동 10위로 대회를 완주했다. AFP연합뉴스

임성재는 이날 4라운드를 공동 16위에서 출발해 순위를 6계단이나 끌어올렸다. 1번 홀(파5)부터 버디를 잡아 기세를 올렸고, 사이사이의 티샷 미스로 범한 보기를 버디로 만회하면서 타수를 줄였다. 7m 거리의 쉽지 않은 버디 퍼트를 잡아낸 3번 홀(파4)은 임성재의 녹슬지 않은 기량이 확인된 홀이다. 임성재는 플레이오프 출전자를 가리기 위해 시즌 중에 집계하는 페덱스컵 랭킹에서 1526점을 누적해 1위를 수성했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난 3월 중순에 중단된 투어를 무관중 생중계로 재개한 대회다. 매킬로이를 포함한 세계 톱랭커가 대거 출전해 ‘올스타전’급 라인업으로 펼쳐졌다. 이 틈에서 대니얼 버거(미국)는 연장 접전 끝에 우승했다.

버거는 이날 4타를 줄여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까지 순위를 6계단이나 끌어올렸다. 최종 합계 15언더파 265타로 동타를 적어낸 일본계 미국 선수 콜린 모리카와와 연장 17번 홀(파4)에서 파 퍼트를 잡고 우승 상금 135만 달러(약 16억4000만원)를 거머쥐었다. 버거의 투어 통산 3승. 모리카와는 1m 앞 파 퍼트가 홀컵을 돌아 나오면서 우승을 놓쳤다.

4라운드를 단독 선두에서 출발했던 잰더 쇼플리(미국)는 최종 합계 14언더파 266타를 적어내고 공동 3위에 머물렀다. 10위권에서 역전 우승을 노렸던 매킬로이는 이날 보기 5개와 더블보기 1개를 버디 3개로 겨우 만회해 4타를 잃었다. 최종 합계 6언더파 274타로 공동 32위까지 추락했다.

임성재와 함께 한국의 올림픽 본선행 주자로 평가되는 안병훈은 최종 합계 1오버파 281타로 공동 60위에 머물렀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