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계속 확산하고 있다. 이 업체를 직접 방문한 확진자보다 연쇄감염된 환자가 3배나 많았다. 코로나19의 수도권 지역사회 전파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4일 낮 12시 기준으로 리치웨이 관련 누적 확진자가 총 164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같은 시간 대비 11명 추가된 것이다.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일 대비 34명 늘어 총 누적 확진자는 1만2085명으로 집계됐다.
리치웨이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은 꼬리를 물고 곳곳으로 전파되고 있다. 실제 리치웨이를 방문한 확진자는 40명이지만 이들과 접촉한 124명이 감염됐다. 서울 강남구 명성하우징에서 3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경기도 성남의 또 다른 방문판매업체인 NBS파트너스에서도 16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강남구 프린서플어학원에서는 14명이 확진됐다. 이밖에 예수말씀실천교회(인천 남동구)와 예수비전교회(서울 금천구)에서 각각 9명씩 총 18명, 중국동포교회 쉼터(서울 구로구) 8명, 하나님의교회(경기 성남) 7명 등이었다.
리치웨이발 감염으로 추정되는 20대 여성이 지난 6일 다녀간 강남구 주점 ‘응야끼도리’에서는 직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프린서플어학원도 방문했는데 이곳에서 접촉한 중랑구 거주 26세 남성 역시 코로나19로 확진됐다. 이 남성은 지난 7~8일 중랑구 면목동 ‘고투헬스장’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돼 방역 당국이 조사 중이다.
리치웨이발 감염 여파로 버스 노선이 일시 운행 중단되기도 했다. 이날 성남시는 운전기사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6번, 350번, 357번 3개의 시내버스 노선을 일시 중단했다. 충남 아산에서는 리치웨이 방문 확진자의 사위인 40대 확진자가 발생했다. 그는 지난 5일 아내가 먼저 확진 판정을 받아 자가격리 중인 상태에서 증상을 보여 검사를 받았다.
지역사회 감염 반경이 커지면서 고령자들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전체 확진자 중 80세 이상은 531명으로 지난 7일(509명)에 비해 1주일 새 22명이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위중하거나 중증인 환자도 14명에서 22명으로 늘었다.
서울은 도봉구 성심데이케어센터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2일 이후 3일 동안 17명의 확진자가 쏟아졌다. 이 센터는 치매나 중풍 환자들을 낮에 돌봐주는 시설로 서울에서 처음 발생한 요양시설 집단감염 사례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