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치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극복의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골수나 제대혈에서 뽑은 중간엽 줄기세포나 지방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로 코로나19를 치료하는 연구가 국내외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줄기세포의 미래, 특히 그간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신선 줄기세포(SVF)’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책이 최근 출간됐다. 국내 줄기세포 임상 연구와 치료, 셀뱅킹(Cell banking·세포 보관)을 주도해 온 정성일(사진) 탑성형외과 원장이 쓴 ‘신의 선물, 신선 줄기세포-내 몸이 내 세포로 생생해진다(밀리언서재 刊)’이다.
정 원장은 15일 “앞으로 의료기술은 자기 몸 안 세포로 자신의 병을 스스로 낫게 하고 기능이 정지됐거나 미진한 부위가 제대로 기능하도록 병변 부위에 세포를 새로 나게 하는 차원이 다른 치료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며 “21세기 재생의학의 중심에 줄기세포가 있다”고 말했다.
줄기세포는 인체의 다양한 부위에 존재하며 아직 미분화 상태의 세포를 말한다. 신경 간 근육 연골 지방 피부 등 다양한 기능의 세포와 조직으로 자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손상되거나 퇴화한 조직 세포를 스스로 재생시켜 원 상태로 돌려놓는다. 줄기세포의 이런 ‘자기 재생 면역 기능’이 코로나19로 손상된 폐조직을 복원하고 바이러스로 인한 ‘사이토카인 폭풍(과잉 면역)’을 억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다.
신선 줄기세포는 복부 등 지방 조직에서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다. 여기에는 지방 줄기세포(손상 조직 회복&면역억제 효과)와 함께 면역세포(바이러스를 잡아먹는 대식 작용), 혈관내피세포(혈관 재생) 등 다양한 세포군이 폭넓게 함유돼 있는 걸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피부 건선이나 아토피피부염, 화상, 여드름 흉터, 당뇨발(족부궤양), 퇴행성관절염 등 다양한 질병에 대한 치료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주름 미백 등 항노화, 미용성형, 탈모 치료에도 쓰이고 있다.
정 원장은 2018년부터 휴림바이오셀, 에이플러스에셋과 함께 줄기세포 및 면역세포 보관사업을 선도해 왔다. 그는 “젊고 건강할 때 자신의 지방 혹은 신선 줄기세포를 추출 보관했다가 질병 발생 시 항노화, 조직 재생 치료가 필요할 때 보관해 둔 세포를 이용해 면역 거부 반응없이 1대 1 맞춤형 치료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닥칠 코로나19 같은 변종 바이러스와의 대결에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무기는 면역세포와 줄기세포”라고 덧붙였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