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안철수 손잡나… 연대설 솔솔

입력 2020-06-15 04:05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조만간 만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과 안 대표의 회동으로 통합당과 국민의당 간 연대 논의가 본격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중도층으로의 저변 확대를 위해, 안 대표는 대권 재도전 발판 마련을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1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대표와 김 위원장 간 만남은 다양한 계기로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지난 12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과의 회동에 대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도 지난 11일 서울 동북권 원외 당협위원장들과의 오찬에서 “(안 대표와) 언젠가는 만나겠지”라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당시 대화 분위기를 고려하면 김 위원장이 안 대표와의 회동 가능성을 활짝 열고 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과 안 대표 회동은 야권 재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어 주목된다. 일단 통합당과 국민의당은 최근 정책 이슈에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 위원장이 기본소득제 논의에 불을 지피자 안 대표는 “한국형 기본소득 도입 방안을 집중 검토할 것”이라며 호응했다. 정책 정당으로의 변신을 꾀하는 김 위원장과 중도·실용 정당을 표방하는 안 대표 사이의 주파수가 맞고 있는 셈이다.

안 대표는 그동안 통합당과의 연대에 선을 그어왔으나 김 위원장 취임 이후 다소 유연해졌다. 국민의당은 의석이 3석뿐인 소수 야당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대가 시급한 상황이다. 눈에 띄는 대권 주자가 없는 통합당 입장에서도 당의 외연을 넓힐 수 있는 안 대표와의 연대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통합당과 국민의당 의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공부 모임인 국민미래포럼이 김 위원장과 안 대표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포럼은 통합당 황보승희 의원과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포럼에 참여하는 한 의원은 “거대 여당에 맞서 야권이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과 안 대표가 포럼 연사로 나서서 의원들과 연대에 관한 교감을 나눌 가능성이 있다.

다만 두 사람이 손을 잡으려면 그동안 서로에게 쌓인 서운함을 털어내야 한다. 안 대표의 정계 진출 초기에는 김 위원장이 정치적 멘토 역할을 했으나 이후 정치 행보가 엇갈리면서 서로를 비판했다. 4·15 총선을 앞두고는 김 위원장이 안 대표를 향해 “말은 많이 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