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어른’이 사라져버린 것 같습니다. 재개발 도로 하수같은 여러 현안을 놓고 주민들끼리 부딪히고 기관들도 충돌하는데 갈등을 중재하고 조정자 역할을 하는 원로들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제10대 서울시의회 후반기 시의장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인호 서울시 의원(53·동대문3)은 12일 중구 서소문동 의원회관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의장에 당선된다면 시의회 차원에서 각계각층의 덕망있는 분들로 원로회의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는 국회 다음으로 큰 ‘광역의회의 맏형’이다. 총 110명의 시의원이 연간 40조원의 서울시 예산을 심의하고 각종 행정업무를 감사하며, 조례를 만들어 1000만 시민의 삶을 살핀다.
김 의원은 일하는 ‘실무형 의장’이 되겠다는 포부를 피력했다. 그는 “의원들의 공약 이행을 돕기 위해 정책과 예산을 지원하고,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현장 의장실을 운영하겠다”고 했다. 무엇보다 동료 의원들과 많이 소통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어 “의장이 되면 (의원들이) 얼굴 볼 기회가 없다고 하는데 의원회관에 방 하나 마련해서 회기중에는 회관으로 출근하겠다.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고 다니는 의장이 되겠다”고 했다.
아울러 의원들 의정활동을 돕고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1인 1지원관제’를 최우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의원들은 일로써 평가받는다”며 “하지만 지방의회는 인사권 독립이나 보좌관제가 실현되지 않고 있어 의정활동을 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현재 시의원 2명당 1명의 지원인력이 있지만 사실상 시의원이 혼자 민원업무부터 예산심의, 행정감사, 조례 발의 등 모든 업무를 처리한다.
김 의원은 “국회처럼 시의원들도 직접 지원 인력을 뽑아서 쓸 수 있도록 투명한 채용시스템을 갖추겠다”며 이를 위해 21대 국회에서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생활 현장에서 주민들의 삶을 챙기는 지방자치의 소중함을 절감했다. 김 의원은 “의장에 당선된다면 시 집행부와 잘 협력해서 코로나19를 빨리 종식시키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훌륭한 의원들과 코로나 대책 TF를 구성해 코로나19를 극복하는데 의회 차원에서 적극 협조하고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3선인 김 의원은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 의장 선거에 왜 다시 출마했느냐는 질문에 “초선 때 상임위원장을, 재선 때는 부의장을 했으니 3선에 걸맞는 역할을 해보려고 재도전했다”며 “시의회 위상 강화와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의장 선거는 김 의원과 최웅식 의원(더불어민주당·영등포1)간 양자대결 구도다. 판세는 박빙이다. 김 의원은 “두 번 실패는 없다. 전반기 의장 선거에는 밖에서 힘이 작용했지만 2년 겪어본 초선(77명)의원들이 잘 판단할 것으로 믿는다”며 “진실성을 갖고 의원 한분한분 찾아뵙고 발품을 팔고 있다”고 했다. 임기 2년의 서울시의회 의장은 25일 본회의에서 선출될 예정이다. 앞서 23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사실상 의장 후보가 결정된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