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쯤 사망자 20만명? Oh, No!”...경제 재개 서두른 美 비명

입력 2020-06-12 00:20
미국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뉴욕주가 2단계 경제 정상화 조치에 들어간 10일(현지시간) 롱비치의 한 식당에서 손님이 음식을 주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경제활동을 재개한 미국에서 코로나19 2차 확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다시 2만명대에 진입했다. 애리조나·텍사스·플로리다·캘리포니아 4개주의 확산세가 특히 두드러진다. 미국에선 이미 11만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졌는데, 지금 추세대로라면 오는 9월까지 10만명이 더 사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미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의 아시시 자 교수는 10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나는 대부분의 미국인이 다시 문을 닫고 들어갈 준비가 안 돼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이는 800~1000명의 미국인이 매일 죽을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미국 내 사망자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집단발발 없이 이 상태를 유지하더라도 9월까지 누적 사망자는 20만명을 넘어선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예측”이라고 전망했다.

미 질병관리예방센터(CDC)는 오는 27일까지 최대 14만3000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할 것으로 예측한다. 8월 말까지 약 15만명이 숨질 수 있다고 내다본 미 워싱턴대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의 최근 예측보다 더 암울한 수치다.

CNN이 미국의 현충일(메모리얼데이)이었던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약 2주간 코로나19 발생을 자체 집계한 결과 최소 12개주에서 입원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애리조나주는 해당 기간 신규 환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2일에는 하루 발생 최고치인 1187명을 기록했다. 플로리다주에서도 최근 1주일 동안 8500여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 주간 단위 환자로는 가장 많다.

블룸버그통신은 보건 전문가들의 분석을 근거로 애리조나, 텍사스,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4개주에서 코로나19 2차 유행이 닥쳐오는 증거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가 뉴욕주를 휩쓸었던 것처럼 이들 지역에서도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200만명을 넘어섰다. 전 세계 누적 확진자의 약 27%를 차지한다. 미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지난 4월 24일(3만9072명) 정점을 찍은 뒤 점차 하락해 1만명 선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날 다시 2만명대에 진입했다. 지난달 경제활동이 재개돼 접촉이 늘어난 데다 최근 2주간 미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대대적으로 일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미 정부는 현재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미 정부가 다음 달부터 3개 민간 제약사의 실험용 백신에 대한 3상 임상시험을 지원한다고 전했다. 7월 모더나를 시작으로 8월 옥스퍼드·아스트라제네카, 9월 존슨앤드존슨가 3상 임상시험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3상 임상시험은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을 최종 검증하는 단계로 이를 통과하면 백신을 시중에 판매할 수 있다.

백악관의 코로나19 대응을 주도하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CNN에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잘 진전되고 있으며 초여름이면 적어도 하나 이상의 백신 후보가 진전된 임상시험 단계에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10개 실험용 백신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들어갔고, 그 외에도 126개가 개발 중이다.

권지혜 임세정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