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만날 수 있는 신(新)기술을 접목한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시청자가 줄거리를 선택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작품과 청중을 몰입시켜 모든 영상을 소리로 들을 수 있도록 한 서라운드 사운드 ‘돌비 애트모스’ 기술을 도입한 작품입니다.
‘퓨마와 함께 낭떠러지로 떨어지시겠습니까, 아니면 맞서 싸우시겠습니까’. 선택은 시청자의 몫이다. 정해진 결말 없이 선택에 따라 줄거리가 바뀌는 작품들이 있다. ‘인터랙티브’ 기술은 시청자가 원하는 전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이런 순간을 모아 결말을 만들도록 한다.
지난해 넷플릭스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로 선보인 ‘당신과 자연의 대결’은 인터랙티브 기술을 도입한 다큐멘터리다. 극적 순간마다 사용자가 줄거리를 직접 고를 수 있는 옵션이 나타난다. ‘절벽을 올라갈까요? 뛰어내릴까요?’ 같은 식이다.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 흐름은 바뀐다. 총 8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됐고 한국어 자막과 더빙으로 모두 즐길 수 있다.
영화 ‘블랙미러:밴더스내치’도 정형화된 공식을 깼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블랙 미러’ 시리즈를 구성하는 영화인데, 시청자가 주인공의 행동을 선택하면서 스토리의 주체가 된다. 영화는 미디어와 과학기술 발달의 이면을 다뤘다. 그동안의 시리즈에서 주인공이 선택한 결과를 지켜보던 시청자는 기술과 그에 따른 미래의 모습을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결정에 따라 스토리가 변하니 공감의 폭도 넓어진다. 러셀 맥린 영상감독은 “대본 작업이 상당히 어려웠다”며 “배우들이 대본을 여러 개 읽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앤디 웨일 디렉터는 “앞으로는 인터랙티브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단, 다른 영화 VOD처럼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를 수 없다. 선택의 기회는 한 번이다.
세계적 기업 돌비 레버러토리스의 음향기술인 돌비 애트모스는 공간을 꽉 채운듯한 서라운드 음향을 통해 콘텐츠의 생동감을 극대화한다. 넷플릭스 국내 오리지널 시리즈로는 ‘옥자’나 ‘킹덤2’에 이 기술이 접목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넷플릭스 검색창에 “애트모스”를 검색하면 돌비 애트모스 기술이 적용된 콘텐츠들을 만날 수 있다.
최근 영화관이 아닌 넷플릭스로 직행해 화제를 모은 국내 오리지널 영화 ‘사냥의 시간’ 역시 이 기술이 접목된 콘텐츠다. 최우식 이제훈 안재홍 박정민 등이 출연하는 영화는 불법 도박장을 터는 청년 4명이 의문의 사냥꾼에게 쫓기는 과정을 그린다. 디스토피아적인 근미래를 표현한 미장센도 독특하지만,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로 표현된 목숨 건 후반 추격전이 백미다. 히트곡 메이커 프라이머리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지난해 공개된 ‘6 언더그라운드’에도 돌비 애트모스가 적용됐다. 과거 기록을 모두 지운 정예 요원 여섯 명이 펼치는 대형 액션 블록버스터로, ‘블록버스터 거장’ 마이클 베이 감독과 라이언 레이놀즈 등 스타들이 합심한 작품이다. 악당을 처단하는 ‘고스트’들의 시원하고 스케일 큰 액션이 간단없이 이어진다. 제작비 추정치 1억5000만 달러(약 1800억원)에 걸맞은 꽉 찬 사운드가 긴장감을 더한다.
비단 액션만 돌비 애트모스를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초 공개된 환경 다큐멘터리 ‘우리의 지구’도 야생의 소리를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이 기술을 활용했다.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진 BBC의 ‘살아있는 지구’ 제작진이 참여한 8부작 시리즈로, 4년간 600명 이상의 제작진이 참여한 완성도 높은 콘텐츠다. 다양한 환경 속 야생 생물과 그들의 서식지에 초점을 맞춰 자연의 소중함을 설파한다. 영어 내레이션은 다큐멘터리계 거장 데이비드 애튼버러가 맡았다.
박민지 강경루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