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3개월 간 중단됐다 재개된 덴마크 남자프로골프(ECCO) 투어 첫 대회에서 여자 선수가 우승했다.
에밀리 페데르센(24·덴마크·사진)은 9∼10일 덴마크 로모 골프클럽에서 열린 ECCO 투어 브라보 투어스 오픈에서 최종합계 11언더파 133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페데르센은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66타를 쳤고, 2라운드에선 보기를 1개만 기록하고 버디는 6개나 쳐내는 괴력으로 67타를 적어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ECCO 투어는 지난 3월 9일부터 11일까지 열린 카탈루냐 리조트 챔피언십 이후 투어를 중단했다가 이번 브라보 투어스 오픈부터 시즌을 재개했다. ECCO 투어는 코로나19로 인해 오랜 기간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여성 선수들에게 남성 대회 참가를 허락했다. 총 82명의 선수 중 9명의 여성 선수가 필드에 나섰고, 그 중 1명인 페데르센이 우승컵을 가져갔다. 페데르센은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남자들과 함께 대회에 나서게 해준 ECCO 투어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페데르센은 2015년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히어로 위민스 인디언 오픈에서 우승해 그해 LET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후 2017년 유럽-미국 여자골프 대항전 솔하임컵에도 출전하는 등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했지만 뛰어난 성적을 거두진 못했다.
페데르센은 “지난 수년간 힘들었었는데, 이번에 실력이 좋아지는 것을 확인했으며 우승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페데르센이 남자 대회에서 우승한 몇 안 되는 여자 선수가 됐다고 소개했다. 앞선 2002년 수지 웨일리(미국)가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코네티컷 지부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2012년에는 리디아 홀(영국)이 웰시 내셔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PGA 투어 정규대회의 경우 1945년 여자선수가 처음 출전했다.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가 LA 오픈 3라운드에 진출해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여자선수가 됐다. 이후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미셸 위(미국), 브리트니 린시컴(미국) 같은 유명 선수들도 각각 2003년 콜로니얼 클래식, 2004년 소니 오픈, 2018년 바바솔 챔피언십 등 PGA 투어 대회에 출전했지만 컷을 넘지 못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