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당권 도전 의지 변화 없다”… 박원순·이재명도 세 결집 ‘물밑 경쟁’

입력 2020-06-11 04:09

당권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들의 신경전이 본격화하면서 2022년 대선 레이스가 조기 점화되고 있다. 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이 당대표에 당선되면 대선에 불출마하겠다며 승부수를 띄운 가운데 이낙연 의원은 “입장 변화가 없다”며 확고한 당권 도전 의지를 밝혔다. 당 외곽의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세 결집에 나서며 치열한 대권 경쟁이 물밑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이 의원은 1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의원 행보와 무관하게 8·29 전당대회에 출마할 뜻을 밝혔다. 이 의원은 당대표 출마 선언 시점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에서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권역별 순회 간담회를 마치는 이달 말쯤 당권 도전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원이 ‘당대표 2년 임기 완주’를 내세우고, 이 의원의 당권 도전에 대해 일부 의원 사이에서 비판적인 기류가 이어지자 측근들의 엄호도 이어지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여의도에서 당권 주자 홍영표 의원을 만나 의견을 나눴다. 홍 의원은 만남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의원이) 당대표에 출마하겠다고 결심했다. 당선되면 임기를 채우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박 시장과 이 지사도 당내 세력 다지기에 나섰다. 당 밖의 대권 잠룡인 이들은 연일 전 국민 고용보험과 기본소득 등 정책 이슈를 앞세우며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 7일 자신과 가까운 민주당 의원 10여명과 만찬을 함께했다. 박원순계 의원 모임은 총선 이후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이 의원의 당권 도전에 대해 “도움이 안 될 텐데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부정적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박 시장의 이후 행보와 관련해 조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과 가까운 한 의원은 “박 시장이 정치적 근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앞으로 정치적 의제를 더욱 빠르게 발굴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박 시장의 대권 행보를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 2위를 달리는 이 지사는 자신이 먼저 꺼내든 기본소득제 도입 논의가 정치권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자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다. 이 지사 측은 기본소득 논의를 매개로 여의도와 접촉면을 넓혀나갈 구상도 있다. 소병훈 허영 의원 등이 주도하는 국회 기본소득 연구 포럼에서 토론자로 나설 가능성도 높다. 다만 늦어지는 대법원 판결이 족쇄다.

이가현 신재희 이현우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