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 수 사상 최고라는데… 휴직자 복귀·구직활동 재개에 희망

입력 2020-06-11 04:02
실업급여상담 방문자들이 10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상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자 수는 127만8000명, 실업률은 4.5%로 같은 달 기준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권현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고용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 취업자 수가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역대 최고로 치솟았다. 정부는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면서 일시휴직자의 업무 복귀, 구직활동 재개 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안도하고 있다. 일부 회복세가 가시화하려면 코로나19 확산 억제, 제조업 수출 반등이 관건이다.

통계청은 ‘5월 고용동향’에서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39만2000명 감소했다고 10일 밝혔다. 취업자 수는 지난 3월 19만5000명 줄어든 후 석 달째 감소 중이다. 감소세가 3개월 이상 지속된 건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 10월∼2010년 1월 이후 처음이다. 고용률(15~64세) 또한 1.3% 포인트 하락하며 3~5월 연속 전년 대비 줄었다. 연령대로 보면 취업자 수는 60대를 제외한 모든 계층에서 감소했다. 특히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20대의 상황이 심각하다. 20대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3만4000명 감소했고 고용률은 55.7%로 2.4% 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1982년 통계작성 이래 최저로 추락한 것이다.


실업자는 127만8000명으로 1년 새 13만3000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4.5%로 0.5% 포인트 상승했다. 실업자 규모와 실업률 모두 동월 기준으로 1999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최고치다.

서비스업 충격이 크다. 도매 및 소매업(-18만9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18만3000명), 교육서비스업(-7만명) 등에서 줄줄이 일자리가 사라졌다. 가게에 손님이 끊기며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전년 대비 20만명 줄었는데, 외환위기인 1998년 12월(-28만1000명)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다만 정부는 실업자가 증가한 것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구직을 단념했던 사람들이 다시 구직활동에 나선 것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통상 실업률은 구직활동을 하는 경우에 잡힌다. 실제 비경제활동인구 증가 폭이 4월 83만1000명에서 5월 55만5000명으로 축소됐다. 유급 또는 6개월 이내 무급휴직인 ‘일시휴직자’는 지난달 68만5000명 증가했는데 증가 폭은 전달(113만명)보다 축소됐다. 통계청은 노인 일자리 사업이 다시 시작돼 고령층 일시휴직자가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교육서비스업, 음식 및 숙박업 등의 일부 강사 또는 종업원들이 휴직을 끝내고 일터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4월 21만2000명에 달했던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 수 감소 폭은 5월 18만3000명으로 줄었다. 교육서비스업 또한 -13만명에서 -7만명이 됐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7만7000명에서 13만1000명으로 증가 폭이 커졌다.

그러나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으로의 회복은 불투명하다. 코로나19의 재확산 여부가 중요하다. 다른 나라에 비해 방역이 성공적이라고는 하지만 이달 들어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매일 30~50명대로 나타나고 있어 소비 심리 등이 악화될 조짐이다.

제조업도 변수다. 수출 부진이 깊어지면 서비스업 회복에도 제조업 고용 한파가 몰아칠 수 있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5만7000명 감소하며, 이미 3~5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