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한미, 北 도발 대비 미사일 방어 통합훈련 실시”

입력 2020-06-11 04:01
정경두(앞에서 세 번째) 국방부 장관과 박한기(두 번째)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이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청사에서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시작하기 전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미 군 당국이 최근 미사일방어체계 통합연동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훈련으로, 양국 군이 이 훈련을 한 사실이 이번에 처음 공개됐다. 최근 남북 관계를 적대 구도로 몰아가며 군사도발 가능성을 키우고 있는 북한을 향한 경고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한·미 연동훈련이 미국과 일본이 추진 중인 미사일방어(MD) 체계 편입을 전제로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다만 국방부는 “이번 훈련은 MD 체계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한·미는 한미연합훈련을 조정해 다양한 방법으로 시행해 왔으며, 전반기에 계획된 한·미 연합 공군전투준비태세 훈련과 한·미 미사일방어체계 통합 연동훈련 등은 정상적으로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전반기 동안 모두 합쳐 4차례의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의 발사를 완벽하게 탐지 및 대응했다”고 강조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 미사일방어체계 통합 연동훈련에 대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대응을 위한 정례적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상황을 가정해 한·미가 각각 보유한 미사일 탐지 자산의 정보를 즉각 공유하고 통합하는 훈련이다. 이 훈련을 통해 군 당국은 북한 미사일 사거리 및 제원 등 분석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할 수 있으며, 그에 맞는 요격체계 또한 신속하게 판단해 대응할 수 있다. 우리 군은 탄도미사일 요격을 위해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를 중심으로 한 패트리엇 미사일 등을 운용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패트리엇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가동 중이다.

정 장관이 이날 한·미 미사일방어체계 통합훈련 사실을 언급한 이유는 지난해부터 계속된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와 무관치 않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총 18차례의 시험 발사를 진행해 단거리 4종 세트(북한판 이스칸데르·북한판 에이태킴스·대구경 조종 방사포·초대형 방사포)의 실전 배치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에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관련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단거리 4종 세트를 섞어 쏠 경우 현재의 대응체계로는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장관은 “북한은 우리의 남북 협력과 9·19 군사합의 이행 요구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남북 관계 경색의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지난달 말 핵전쟁 억제력 강화를 언급하는 등 군사적 긴장감을 한층 더 고조시키고 있고, 최근에는 대북전단 살포에 강력 반발하며 우리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