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초저금리 시대 리테일·비대면 계좌가 인기래”

입력 2020-06-11 00:0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부른 ‘초저금리 시대’와 ‘유동성 장세’로 증권사 리테일(개인 자산관리)·비대면 거래(다이렉트) 계좌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돈 굴릴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가격이 치솟자 신규 투자 자금이 밀려드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리테일 예탁자산이 200조원을 돌파했다고 10일 밝혔다.

리테일 예탁자산은 개인고객을 담당하는 지점에서 자산관리를 맡는 주식과 채권,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고객 자산을 말한다. 2010년 삼성증권의 리테일 예탁자산은 100조원 규모였다. 이후 10년간 연평균 10조원씩 늘어났는데, 올해는 지난 5월 기준 18조원이나 폭증했다.

신규 유입된 18조원 가운데 ‘주식 투자’ 비중이 59.5%였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변동성 속에서도 투자자들이 주식과 채권 등으로 적극적인 ‘머니 무브’(자금 이동) 움직임을 보인 효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비대면 거래 고객도 늘어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비대면 거래 고객인 다이렉트 고객 자산이 15조원을 돌파했다.

연초(11조원) 대비 약 4조원 늘어난 규모다. 늘어난 4조원 가운데 국내 주식자산이 약 3조원을 차지한다. 해외 주식 등 해외자산 규모는 연초 34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103%나 급증했다. 연금자산도 같은 기간 1050억원에서 2100억원으로 배 가까이 늘었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은 지표로도 드러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4월 광의통화(M2 평잔 기준)가 기업 부문에 대한 신용공급 확대 등으로 1.1%(34조원) 늘었다고 밝혔다. 2001년 12월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증가폭이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서도 9.1% 늘며 전월(8.4%)보다 증가폭을 더 키웠다. 2015년 9월(9.4%) 이후 가장 크게 늘어난 규모다. M2는 협의통화(M1)에 저축성예금을 합한 것으로 언제든지 현금화가 가능한 자금을 의미한다. 통상 시중 통화량을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상품별로는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15조1000억원), 2년 미만 외화예수금 등 기타 금융상품(8조5000억원)이 증가세를 키웠다. 부문별로는 기업(22조2000억원) 기타금융기관(10조3000억원) 가계 및 비영리단체(7조3000억원)가 늘었다. 기타부문은 8조4000억원 감소했다.

양민철 강창욱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