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의학 칼럼] 영적 본능을 깨우는 삶

입력 2020-06-12 17:00

전도서 3장 11절에는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는 말씀이 나온다. 이를 통해 영적 본능을 깨우는 물음을 갖고 사는 삶에 대해 살펴보자.

우리는 영성의 시대를 살고 있다. 영적인 문제가 인류의 마지막 관심거리가 된 이유가 뭘까. 단순한 사조나 유행은 아니다.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 영적인 본능을 주셨기 때문이다. 그 본능을 깨우려는 관심이 인간에게 있다. 모든 인간은 영적인 본능을 지니고 있다. 생존 본능뿐인 동물과 구별되는 점이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사람을 지으실 때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창 2:7)라고 전한다. 우리를 만든 원료가 단순히 흙뿐 아니라, 하나님의 숨결이 더해진 것이다. 숨결은 영적인 생명이다.

밥으로만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의 입김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사는 존재로 만드셨다는 뜻이다.

또 인간을 지으실 때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으셨다고 했다. 요한복음 4장 24절에서 하나님은 영이라고 했다.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으셨다는 것은 곧 인간이란 존재도 영적인 존재로 지어졌다는 뜻이다.

전도서 3장 11절에는 이런 구절도 있다.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는 말씀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생존 본능만큼 강력한 영적 본능이 꿈틀대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는 경향성이 우리 안에 있다. 비록 미신적이고 무지한 사고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 첨단 과학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성인들 안에도 분명 이런 영적 본능이 녹아있다.

영적인 본능을 쉬지 않고 채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제는 많은 사람이 생존 본능만 채우려 한다는 것이다. 정작 중요한 영적 본능을 충족하는 데는 게으르다.

돈을 벌고 더 좋은 걸 먹으며 더욱 편히 살 궁리에 시간과 정성을 쏟아붓는다. 물론 맞다. 생존 본능도 충족돼야 한다. 그러나 인간이란 아무리 잘 먹고 잘 자며 건강해도 그것만으로는 행복할 수 없는 존재다. 우리 안에 꿈틀대는 영적인 본능을 충족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시대를 한번 보자.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섰다. 경제력이 세계 11위인 나라가 됐다. 교육열은 1위다. 평균 연령도 81세나 된다. 미국보다 높은 셈이다. 대부분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가고 싶은 곳은 다 찾아갈 수 있다. 긴 연휴가 시작되면 1000만명의 인구가 대이동을 하는 나라다.

먹는 것도 잘 먹는 시대다. 과거 왕이 하루 1700㎉를 먹었다는 자료가 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최소 2000㎉ 이상 먹는다. 다이어트가 일상이어서 안 먹으려 노력해도 이 정도는 매일 먹고 있다.

그런데도 불행하다는 사람이 많다. 그 수가 줄지 않고 늘어난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전 세계에서 1위다. 부끄러운 결과다. 우울증을 겪는 인구가 400만명에 달한다는 통계가 있다.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영적인 본능이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영적인 본능을 깨우기 위해 늘 질문하며 살아야 한다.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만 고민하는 생존 본능을 넘어서야 한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을까. 지금 내가 하는 일은 하나님 앞에서 어떤 의미가 있을까. 오늘을 살아가는 내게 하나님이 하시는 말씀은 무엇일까. 나는 지금 그리스도와 동행하고 있을까. 우리 안에 잠들어 있는 영적 본능을 깨우는 데 필요한 물음을 던져야 한다. 오늘 하루, 여러분의 영적 본능을 깨우기 위한 물음을 던져 보시기 바란다.


이창우 박사 (선한목자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