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식품 비결 인지도·익숙한 맛

입력 2020-06-15 18:28

인기 제품을 유사하게 만들어 시장에 내놓는 ‘미투 제품’이 늘고 있다. 그러나 유행 소비를 촉진시키고 주기를 짧게 만드는 부작용이 드러나면서, 수십년 동안 사랑 받아온 장수 제품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업계 트렌드 주기는 점차 짧아지고 있다. SNS와 유튜브 등에서 신제품 리뷰 정보 영상 등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빠른 이미지의 소비로 이어진다.

실제 2011년 꼬꼬면으로 시작됐던 ‘하얀국물라면’ 트렌드는 이듬해 사그라들었다. 2014년 ‘허니버터’ 트렌드는 시장을 지배하며 햇수로 2년을 채웠지만 지금은 1위 제품을 제외하고는 힘이 빠졌다. 2015년 과일맛 소주, 2016년 바나나, 2019년 흑당 트렌드는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사라졌다.

미투 제품과 빠른 이미지 소비가 문제이자 트렌드로 떠오른 상황에서 장수 제품들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폼은 일시적이나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처럼, 수십년의 세월을 거치면서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 제품들이다.

오리온의 ‘오징어땅콩’도 메가 브랜드 초코파이 못지 않게 44년간 사랑을 받아온 제품이다. 지금도 월평균 40억원, 연간 5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효자 제품이다.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오리온 제품 전체 매출의 15% 이상을 차지하며 판매량 1위에 올랐다.

1986년 출시된 꽃게랑은 꽃게 맛과 모양을 갖춘 국내 최초 스낵이다. 2015년 35억원이었던 매출은 불짬뽕 고추냉이 맛 등 새로운 맛을 선보이며 2016년 66억원, 2017년 88억원으로 성장했다. 최근 빙그레는 꽃게랑 광천김 맛을 출시하며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제과 가나초콜릿은 1975년 출시된 이후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꼬깔콘은 1983년 출시돼 올해로 38살이 됐다. 두 장수 제품은 지난해 기준 누적 매출 각각 1조5000억원, 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해태제과 맛동산도 1975년 선보여 벌써 불혹의 시간이 지났지만 지난해에도 501억원의 매출을 올린 ‘현역’이다. 맛동산 생산을 위해 들어간 땅콩은 총 1만8270톤으로 이는 연간 땅콩 생산량의 1.5배에 달한다. 삼양식품 사또밥 역시 1986년 출시돼 현재도 연간 6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수 브랜드들이 꾸준히 판매되는 것은 트렌드에 맞춰 쏟아지는 미투 제품들과는 달리 기본적으로 소비자들의 높은 인지도가 있기 때문이다. 어릴적부터 먹어왔던 입맛 역시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현우 쿠키뉴스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