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 지난해 국고보조금 반납액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허술한 예산편성과 원칙 없는 집행으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많은 액수를 국고로 돌려줬다.
10일 광주시의회 예산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시의 국고보조금 반납액이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215억원에 달했다. 2010년 26억7000만원이던 반납액은 2016년 93억5000만원으로 늘었다가 2017년 52억4000만원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민선 7기 첫해 18억7000만원에 불과하던 반납액은 지난해 215억원으로 10배 넘게 증가했다. 계획한 사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탓이다.
월봉서원 문화예술체험복합관의 경우 부지 매입이 늦어져 국비 20억원을 모두 반납했다.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예산에서도 안전 종합시스템 구축 등의 사업 부진으로 국비 27억 원을 돌려줬다. 아이돌봄지원 83억6000만원, 장애인 활동급여지원 66억9000만원, 경유차 배출가스 저감 59억5000만원 등도 집행하지 못해 국고로 귀속됐다.
광주시의회는 예산편성과 집행이 졸속으로 이뤄져 힘들게 받은 국고보조금을 반납하는 공직사회의 비뚤어진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무조건 많은 보조금을 받고 보자는 무원칙한 예산정책으로 행정의 신뢰성마저 추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는 해마다 크고 작은 국고보조금을 반납하지 않겠다고 떼쓰고 버티다가 중앙부처로부터 ‘반납고지서’를 발부받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광주시의회는 보고서에서 "중앙정부의 일방적 결정이나 지급시기가 늦어져 반납이 불가피한 경우도 더러 있지만 지난해 반납액이 급증한 정확한 원인을 따져보고 합리적 개선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분석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