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대선 불출마?… “대표 되면 임기 2년 채울 것”

입력 2020-06-10 04:07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6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질의 전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대선 불출마를 전제로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피력했다. 대선 주자의 당권 도전에 당내 비판 여론이 커지자 당권과 대권 도전을 놓고 저울질하던 김 전 의원이 대권 카드를 버리는 배수진을 감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 중인 우원식 의원을 만났다. 김 전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우 의원이 ‘전당대회가 대선의 전초전처럼 돼 우려된다. 김 전 의원도 당대표가 되면 7개월 후 대권 도전을 위해 그만둘 거냐’고 물었다”며 “‘나는 대권 선두주자도 아니고 그렇게는 못한다. 당대표가 되면 2년 임기를 채울 것’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당권을 잡으면 차기 대선에는 불출마한다는 의미다. 김 전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 선언을 할 때가 되면 분명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이 대권 포기 카드를 꺼내들면서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유력하던 민주당의 당권 경쟁 판도가 요동칠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높은 대선주자 지지율을 바탕으로 당대표 선거에서도 앞서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오는 8월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대표가 대선에 나가려면 7개월 후 대표직을 사임해야 한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부에서는 ‘7개월짜리 당대표는 안 된다’며 이 위원장의 당권 도전을 견제하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홍영표 의원과 우 의원은 ‘관리형 당권 주자’를 표방하면서 대선 주자의 전당대회 출마를 견제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김 전 의원이 임기 완주를 선언해 이 위원장과 차별화를 이루면 7개월짜리 당대표에 거부감을 가진 당내 표심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의원 측은 오후 늦게 “김 전 의원은 계속 고심 중이고 출마선언을 하면 그때 소상히 밝히겠다”며 대권 포기를 둘러싼 확대해석을 서둘러 차단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