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올 여름엔… 남몰래 다녀오세요

입력 2020-06-10 19:38
코로나19 시대 나만의 호젓함을 누릴 수 있는 여행지는 어디일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최근 새로 문을 연 곳과 여름에만 한정해서 개방하는 관광지가 안성맞춤이다. 충남 예산군 예당호 출렁다리와 음악분수, 한국관광공사 제공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여름을 맞이해 최근 새로 문을 연 ‘신규개방 관광지 5곳’과 여름에 한정해서 개방하는 ‘한정개방 관광지 1곳’을 ‘숨은 관광지’로 선정했다.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바다향기수목원, 강원도 속초시 상도문돌담마을, 충남 예산군 예당호야간음악분수 및 느린호수길, 전북 순창군 채계산출렁다리 및 강천산 단월야행, 경남 남해군 보물섬전망대 및 스카이워크, 강원도 태백시 태백산 금대봉 코스다.

향기·바다에 반하는 바다향기수목원

싱그러운 피톤치드를 마시며 드넓은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수목원이다. 2019년 5월 문을 연 이곳에는 서해안에서 많이 자라는 소사나무와 곰솔 등 1000여 종, 30만 본이 넘는 식물이 약 101㏊(30만여 평)에 서식한다. 염생식물원과 도서식물원, 모래언덕원이 있어 특별하다. 다른 수목원에서 보기 힘든 갯잔디, 모새달 등 갯벌이나 바닷가 모래땅에 사는 크고 작은 식물을 만날 수 있다. 또 바다가 너울거리는 모습을 형상화한 생태 연못 바다너울원은 인상주의 화가 모네의 작품을 떠올린다. ‘상상전망돼’는 ‘모든 상상이 전망되는 곳’이라는 뜻으로, 탁 트인 서해와 시화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강원도 속초시 상도문돌담마을. 한국관광공사 제공

발길 잡는 돌담·한옥, 상도문돌담마을

설악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앞으로는 쌍천이 흐르는 배산임수의 마을이다. 유구한 역사를 담은 돌담에 주목해 2019년 3월 상도문일리전통한옥마을이란 이름을 상도문돌담마을로 바꿨다. 구불구불한 골목에는 정감 어린 돌담과 한옥이 어우러지고, 돌담 위를 다양한 스톤 아트로 꾸민 돌담갤러리가 자꾸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집마다 대문이 없어 주민들이 문을 열고 환영하는 느낌이 든다. 조선 후기 유학자 매곡 오윤환이 지은 학무정(鶴舞亭), 함경도식 가옥의 변천 과정을 알 수 있는 속초매곡오윤환선생생가 등 볼거리가 많다. 속초도문농요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형형색색 음악분수, 느릿느릿 호수길

예당호는 둘레 40㎞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저수지다. 2019년 4월 개통한 국내 최장 예당호출렁다리가 있고, 올해 4월 25일 출렁다리와 어우러지는 음악분수를 가동해 예산의 랜드마크로 부상하고 있다. 아름다운 호수 풍광에 밤이면 형형색색 화려한 물빛과 신나는 음악이 어둠을 밝힌다.

호 수변에 조성된 느린호수길이 색다른 매력을 더한다. 예당호수변공원에서 예당호출렁다리를 거쳐 대흥면 예당호중앙생태공원까지 약 7㎞다. 턱이나 계단이 없어 누구나 걷기 쉽다. 물에 잠긴 나무와 낚시터 좌대 풍경이 아름답다.

전북 순창군 채계산출렁다리. 한국관광공사 제공

스릴 혹은 판타스틱! 채계산·강천산

지난 3월 개통한 채계산출렁다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동안 출입을 통제하다 최근 다시 문을 열었다. 두 산등성이를 잇는 길이 270m 출렁다리로, 다리 기둥이 없는 무주탑 산악 현수교로는 국내 최장이다. 지상 높이 75~90m다. 중간전망대, 채계산출렁다리 위, 어드벤처전망대 등 각각 다른 시점에서 채계산출렁다리를 만끽할 수 있다. 출렁다리의 스릴 못지않게 섬진강과 적성 들녘 풍경도 압권이다.

단풍으로 유명한 강천산은 밤의 풍경이 더해 계절을 넘나든다. ‘강천산단월야행’은 2018년 8월에 시작했다. 단월(檀月)은 조선 시대 채수가 지은 한글 소설 ‘설공찬전’에 나오는 나라 이름으로, 소설의 줄거리를 테마로 강천산 입구부터 천우폭포까지 1.3㎞를 색색의 조명과 영상으로 꾸몄다.

경남 보물섬전망대 및 스카이워크. 한국관광공사 제공

하늘과 바다 사이… 남해보물섬전망대

2019년 12월 문을 연 남해보물섬전망대는 바라보는 옥빛 바다 풍경에 더해 스릴 만점 스카이워크를 체험할 수 있다. 스카이워크는 공중에 강화유리를 설치해, 하늘과 바다 사이를 둥둥 떠서 걸어가는 느낌이다. 2층 카페 클리프힐 외벽에 빙 돌아가며 설치해 난간을 걷도록 만들었다. 장비를 착용하고 천장에 달린 레일에 로프를 연결한 뒤, 스카이워크에 올라 몇 발자국 걸으면 발아래 절벽과 바다가 까마득하게 내려다보인다. 담력이 센 참가자는 발로 난간을 힘껏 밀어 바다 쪽으로 몸을 던져서 그네를 타기도 한다.

꽃길만 걷는다. 금대봉·대덕산

봄부터 가을까지 아름답게 피고 지는 들꽃을 만날 수 있는 ‘천상의 화원’이다. 두문동재 탐방지원센터와 세심 탐방지원센터를 꼭짓점으로 하는 금대봉 탐방은 내리막길이 이어지는 두문동재 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하는 게 수월하다. 두문동재 탐방지원센터에서 분주령과 세심 탐방지원센터를 거쳐 검룡소주차장에 이르는 탐방로는 6.7㎞, 대덕산 코스를 추가하면 2.6㎞ 정도 늘어난다. 금대봉 탐방로는 해마다 4월 셋째 금요일부터 9월 30일까지 개방하며, 인터넷 예약으로 하루 300명(1인당 10명 예약 가능) 입장을 허용한다. 탐방 기간 중 출입 시간은 오전 9시~오후 3시. 자가운전자는 분주령에서 되짚어 내려가거나, 검룡소주차장에서 콜택시를 타고 두문동재탐방지원센터로 돌아가야 한다.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