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버스정류소에 스크린도어·공기청정기·냉난방기… 10월 첫 선

입력 2020-06-10 04:04

서울의 버스정류소가 ‘스마트시티’에 걸맞게 미래형으로 진화한다. 사물인터넷(IoT) 센서로 버스가 지정된 위치에 정확히 멈추고,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승객들은 우르르 움직일 필요 없이 안전하게 탑승할 수 있다. 천정엔 공기청정기, 벽면엔 식물 수직정원이 만들어져 미세먼지 없는 쾌적한 정류소로 탈바꿈한다. 냉·난방기(온열의자, 에어커튼 등)도 설치돼 여름에는 폭염을, 겨울에는 추위를 피할 수 있다. 일부 정류소는 실내형으로 조성돼 내부에서 버스를 기다릴 수도 있다. 무료 와이파이와 핸드폰 무선충전기도 설치된다. 교통약자를 위한 안전 손잡이와 음성안내 기능도 설치된다.

서울시는 시내버스정류소를 ‘스마트쉘터(Smart Shelter·사진)’로 전면 업그레이드 한다고 9일 밝혔다. 최첨단 ICT기술, 신재생에너지, 공기청정시설 등 다양한 기능이 집약된 세계 최초의 미래형 버스정류소다.

올해 10개 중앙버스전용차로 버스정류소에 시범 도입되고, 내년부터는 서울 전역으로 확대한다. 10개소는 이달 중 확정해 10월 첫 선을 보인다. 몇몇 해외도시에서 냉·난방, 녹화 등 특정기능을 갖춘 버스정류소가 선보여지긴 했지만, 이렇게 다양하고 종합적인 기능과 서비스를 갖춘 버스정류소는 서울시가 세계 최초다.

서울시는 스마트쉘터가 대중교통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것은 물론, 미세먼지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스마트시티 기술력을 고도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쉘터의 주요 기능은 깨끗한 공기질, 친환경 그린 에너지, 시민 안전, 이용자 편의, 실시간 정보 확인 등 5가지다. 천정형 공기청정기, 실내외 공기질 측정기, UV에어커튼, 미세먼지 정보제공시스템 등을 갖춰 기저질환자나 어린이, 노약자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 태양광 전지판넬을 설치해 신재생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고, 스마트 LED(조도 및 동작 인식센서)를 적용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인다. CCTV, 비상벨, 심장자동제세동기 등이 설치되고 안전 손잡이, 음성안내 등 교통약자 배려 시설이 설치된다.

IoT 센서가 빈 공간을 감지해 도착 예정인 버스의 정차위치를 지정, 운전사와 대기승객에게 안내하는 자동정차시스템이 도입된다. 버스 출입문 개폐에 맞춰 스크린도어가 자동으로 열리고 닫힌다.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에 시민들은 핸드폰 무선충전, 온열의자, 와이파이, 냉·난방을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스크린이 설치돼 각종 시정정보와 생활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는 스마트쉘터 설계에 시민의견도 담는다. 한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 등 3종류의 디자인 시안을 놓고 선호도 투표를 실시하고 자유제안 방식의 공모도 병행한다. 3개 디자인 시안은 한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국의 美’, 유선형 그린 플랫폼 형태의 ‘에코 그린(Eco Green)’, 한글 ‘ㄹ’을 형상화한 ‘흐름(Flow)’ 등이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스마트쉘터는 대중교통분야뿐만 아니라 스마트시티, 신재생에너지, 대기질 환경개선, 도시녹화, 안전도시 등 다양한 분야가 융합된 미래형 버스정류소”라며 “스마트쉘터를 통해 시민들의 삶을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하는 동시에 서울시 대중교통체계와 다양한 최첨단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