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교회·사람을 세우기 위해 산다

입력 2020-06-10 00:07
이성희 집사(왼쪽)가 지난해 11월 리더수련회에서 평신도 리더들과 함께했다.

1971년 포항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약학을 공부했습니다. 약사가 되고 결혼을 한 후 포항중앙침례교회로 전도돼 나왔습니다.

저의 집안은 친정어머니가 아들을 낳기 위해 백일 불공을 할 정도의 불교 집안이었습니다. 친정아버지는 딱히 내세울 직업이 없던 남편을 보고 ‘집안이 부자라도 자기 앞가림 못 하는 사람은 안 된다’고 결혼을 반대하셨습니다. 하지만 결혼만큼은 내 뜻대로 하고 싶다며 고집을 부려 결혼했습니다. 1997년 시작된 결혼 생활은 신혼여행에 다녀온 후로 울면서 보내는 시간이 됐습니다.

결혼 후 시댁에 살았는데, 우울증을 앓던 시어머니와 매일 부딪혔습니다. 남편의 불성실, 도박, 거짓말도 너무 힘들었습니다. 분가했지만 컴퓨터 게임에 빠져 밤과 낮이 바뀐 남편,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간섭하는 시어머니 때문에 내 인생은 망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너무 힘들어하고 있을 때, 약대 다닐 때의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고 2001년 포항중앙침례교회에 오게 됐습니다. 첫 예배부터 눈물을 흘리며, 하나님을 갈망했던 것 같습니다.

2002년 3월 목사님의 심방 때 다시 복음을 들었습니다. 죽을 죄인을 위해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내 죄 대신 십자가에서 못 박혀 돌아가시고 날 구하시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주신 그 사랑이 너무 깊이 다가왔습니다. 울며 회개하고 예수님을 나의 인생의 주인이요 구원자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날 이후 저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어깨의 모든 짐과 고민, 마음의 아픔이 사라지고 예수님 때문에 기쁘고 감사하고 신났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여전히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몸이 불편하신 시어머니는 온종일 개업한 약국에 딸린 살림집에서 함께 지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드리는 목장예배의 나눔의 시간을 통해 상처가 많이 치유됐습니다.

2002년 9월 남편과 시어머니를 전도했고 2004년에는 시동생 부부를 전도했습니다. 2005년 약국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자매에게 전도했는데, 그 자매가 예수님 믿고 구원을 받았습니다. 2005년 2월부터 예비 목자로 훈련받은 후 4목장 목자로 섬기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목장을 통해 3명의 목자가 세워지고 4개의 목장이 분가됐습니다.

목자가 된 후 목장 식구인 양들만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새벽 예배를 함께 가고 매주 찾아가서 양육했습니다. 매일 전화로 큐티를 했는지, 기도를 했는지 확인하고 시시각각 그들의 사정을 보살폈습니다. 밤에는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자매를 찾아가 함께 있어 줬습니다. 자매의 아기가 아플 땐 약국에 관리약사를 불러놓고 병원에 가기도 했습니다.

2009년 남편의 사업실패로 경제적 어려움이 찾아왔습니다. 운영하던 약국도 병원 이전으로 힘들어져 2013년 폐업했습니다. 설상가상 목장 식구로부터 오해받는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이런저런 일로 너무 힘들어서 사모님께 “목자를 그만두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사모님은 “하나님이 너를 목자로 부르신 것이므로 다시 힘을 내라”고 격려와 위로를 해주셨습니다. 힘든 시기 목사님과 사모님, 교회공동체가 함께 잡아주었기에 지금도 여전히 귀한 사명의 자리에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저를 오해하고 비난했던 목장 식구와 관계도 회복됐습니다.

2004년 예비리더 모임 때 목사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우리가 사는 목적이 무엇이냐. 교회를 세우는 것이 아니냐. 그것은 한 영혼 한 영혼을 세우는 것, 사람을 세우는 것이다.’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는 것 같았습니다. ‘맞다, 내 인생의 목적이 바로 이것이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교회를 세우는 것에 인생을 드리며 포항중앙침례교회 모든 사역자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주님 오실 때까지 이러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

이성희 집사